미국 유명 재즈 가수가 중국에 도착한 직후 급성 천식을 일으켜 베이징 공연을 취소하는 일이 일어났다. 의료진들은 극심한 베이징의 대기오염이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그래미상 수상자인 미국 재즈 가수 패티 오스틴(63)은 18일 급성 천식 탓에 이날 저녁 베이징 시내 중산공원 음악당에서 하기로 했던 공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공연 주최 쪽은 “공연 취소는 오스틴의 수십년 가수 생활에서 처음 있는 일로 그도 크게 상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스틴은 17일 베이징에 도착한 직후 심한 기침 증상 탓에 병원을 찾은 결과 급성 천식 진단을 받았다. 베이징에서는 17일부터 18일 오후까지 PM 2.5(지름 2.5μm 이하의 먼지 농도)가 1㎥ 당 300을 넘는 중증 스모그가 이어졌다. 중국 인터넷에는 “베이징 공기가 너무 나빠 오스틴에게 문제가 일어난 것 같다. 베이징시가 사과해야 한다”등의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베이징의 악명 높은 스모그에 ‘희생’된 것은 오스틴만이 아니다. 이달 초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 테니스 대회인 차이나오픈에 참여한 스웨덴 선수 로베르트 린드슈테트는 자신의 블로그에 “베이징의 공기는 정말 황당한 수준”이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띵하다. 밤에 숙소에 돌아와 물티슈로 코 밑을 닦으니 검게 변했다”고 적었다. 차이나오픈 기간 동안 일부 러시아 여성 선수들은 스모그로 인한 어지러움 증세로 경기를 중단하고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베이징 기상 당국은 올들어 미세먼지 농도(PM2.5)가 정부 기준인 75㎍/㎥을 초과한 날이 64일에 이르렀다고 19일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미세먼지 농도 권고 허용치는 25㎍/㎥이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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