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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메이드 인 차이나’의 역습…무기 수출 세계 5위 부상

등록 2013-10-21 20:00수정 2013-10-21 21:21

2008~12년 수출 162% 늘어나
값싸고 선진국과 기술 격차 적어
‘내정 불간섭’도 선호 요인 꼽혀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 사업의 최종 사업자로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정밀기계수출입공사를 선정하자, 세계 군수산업 분야에 파문이 일었다.

오랫동안 나토가 공급한 미국 레이시온과 록히드마틴의 패트리엇 미사일에 의존해온 터키가 세계 군수업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중국기업을 선택한 게, 세계 무기시장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의 부상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비춰진 것이다. 중국정밀기계는 30억달러(3조1800억원)라는 비교적 낮은 가격을 제시해 미국·러시아·유럽연합(EU)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뉴욕타임스>는 21일, 소규모 재래식 무기 수출에 머물던 중국이 최근 대대적인 기술 투자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무인정찰기·전투기·호위함 등 첨단 무기 수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무기의 가격 경쟁력은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개발도상국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중국 무기의 주요 시장으로 떠오른 아르헨티나는 2011년 중국의 방산업체인 애비콥터의 기술을 도입해 경량 헬리콥터인 제트(Z)-11 40대를 생산하기로 계약했다. 중국 무기 최대 수입국인 파키스탄은 중국과 기술제휴해 스텔스 기능을 갖춘 경량급 전투기인 제이에프(JF)-17과 호위함, 탱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은 일부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에 자체 개발한 최신 무인항공기인 ‘윙룽’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군수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은 지난 3월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내놓은 재래식 무기 수출입 현황에서도 확인된다. 2008~2012년 중국의 재래식 무기 수출량은 이전 5년보다 162% 늘어 미국·러시아·독일·프랑스에 이어 5위로 뛰어올랐다. 중국 국유 방위산업체의 이익도 크게 증가했다. 중국병기공업집단공사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2012년 순이익이 2년 전보다 45% 늘어난 98억위안(약 1조7000억원)이라고 공시했고, 중국병기장비집단공사도 2011년 순이익이 60억위안(1조원)이라고 발표했다.

미국과 러시아, 유럽의 소수 국가들이 독점하다시피해온 세계 무기시장에서 중국이 급부상하는 것은 저렴한 수출 가격과 대대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선진국과 기술 격차를 줄인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영국의 방위산업 컨설팅업체인 IHS제인의 가이 앤더슨 연구원은 “핵심 기술에서 중국은 서방국가보다 10년가량 뒤쳐졌지만, 가격 경쟁력이 있고 연구개발에 수백억달러를 투자하는 만큼 곧 서방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어떤 개발도상국들은 기술 수준이 약간 떨어지지만 저가인 중국 무기를 사들인 뒤 일부 부품을 선진국 부품으로 교체해 중국 무기의 약점을 메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제리와 타이는 중국제 호위함을 사들인 뒤 취약한 통신·레이더 장치를 각각 네덜란드와 스웨덴 군수업체의 것으로 교체했다.

중국이 내정불간섭 원칙에 따라 무기 판매 대상을 가리지 않는 것도 서방국가의 방위산업체와 경쟁에서 유리한 점이다. 쉬광위 중국군비통제군축협회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서방국가와 달리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나라에 무기를 판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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