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협·관영매체도 공안 비판 가세
중국 거대 건설장비 업체의 비리를 고발한 기사를 썼다가 체포된 천융저우 <신쾌보> 기자 사건의 파문이 커지고 있다.
광둥성 3대 신문의 하나인 <신쾌보>는 전날 1면을 털어 천융저우의 석방을 요구한 데 이어 24일 1면에도 “거듭 그의 석방을 촉구한다”는 기사를 실었다. <신쾌보>는 “모든 문제는 법률의 틀에서 해결해야지, 사람을 먼저 잡아가고 난 뒤 죄를 조사하는 것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천융저우는 15차례에 걸쳐 후난성 창사에 본사를 둔 중국 2대 건설장비 업체인 중롄중커의 재무비리를 고발하는 기사를 쓴 뒤 기업 명예훼손 혐의로 후난성 창사 공안당국에 18일 체포됐다.
중국기자협회는 23일 밤 성명을 내어 “천융저우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고 법에 따라 공정하게 사안을 다뤄야 한다”고 공안부에 촉구했다. 중앙 당국과 관영 매체들도 이례적으로 천의 체포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중국 매체들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파전영전시총국은 “취재권을 남용해서는 안 되지만 기자들의 정당한 취재와 보도 활동은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도 24일 천의 체포에 비판적인 전문가들의 견해를 실었다. 화난이공대 쉬쑹린 교수는 이 신문에 “기업명예훼손죄는 일반적으로 업계 경쟁기업들에 적용하는 혐의로 기자에게 이를 적용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천융저우의 체포에 비판을 쏟아냈다. 위젠룽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공안은 몇몇 특별한 회사나 개인을 뒤를 봐주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일부는 “만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등의 기자가 이런 보도를 했다면 절대 잡혀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파문이 커지자 천융저우을 체포한 창사 공안국은 23일 “천융저우가 중롄이 국유자산에 손해를 입히고 사유화했다는 등의 허위보도를 해 체포했고 이는 타당하다”고 밝혔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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