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화대 미술학원 3학년 생 리예가 인터넷에 올린 삽화. 그림 속에서 2020년 대 대학생들은 “옛날에 우리 학교가 강제 소등을 한 적이 있었대. 정말 웃기지 않냐”고 말하고 있다.
평일 밤 11~12시 기숙사 불 꺼
학교 “좋은 학습 습관 배양 위해”
학생들 “이미 성인…자율권 침해”
학교 “좋은 학습 습관 배양 위해”
학생들 “이미 성인…자율권 침해”
베이징 대학가가 기숙사 강제 소등 문제로 갑론을박하고 있다.
칭화대 미술학원 3학년 여학생 리예가 인터넷에 학교 기숙사 소등에 비판적인 삽화를 띄운게 발단이 됐다. 리예는 2020년대 대학생들이 “옛날에 우리 학교가 강제 소등을 한 적이 있었대. 정말 웃기지 않냐”라고 말하는 삽화를 그려 올렸다. 이 그림이 인터넷에 오른 뒤 베이징에서는 중국 건국 이후 계속돼온 대학생 기숙사 의무 소등 제도가 입길에 올랐다. 한 학생은 “최근 대학생 8천여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조사를 해보니 57.6%의 학생이 이에 반대했다”고 글을 올렸다.
중국에서 기숙사 소등제도는 1950년대부터 시행돼 왔다. 칭화대, 베이징대, 인민대 등 중국 대학들은 대부분 의무 소등제도를 시행해오고 있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들은 금요일부터 일요일을 제외한 주중엔 밤 11시~12시 사이에 학생 기숙사의 불을 끈다. 이들 학교 쪽은 “저마다 다른 학생들의 휴식 시간을 통일해 취침 시간 불일치로 인한 학생들의 불편을 덜고, 좋은 학습 습관을 배양하려고 소등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쪽은 “특히 요즘에는 개성이 강한 학생들이 많아 학교 쪽이 통제에 애를 먹는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대학생은 이미 성인이다. 의무 소등은 학생들의 자율권을 침해한다. 특히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고 말했다. 일부는 “밤에 만약 화재라도 난다면 어쩔 것이냐. 안전상에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하지만 일부 다른 학생들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소등한 뒤 잠을 잔다. 극히 일부의 학생들만 인터넷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한다”며 소등제 폐지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이날 <신경보>는 대학생 기숙사 의무 소등 논란을 전하며 의무 소등에 관해 시대별로 학생들의 생활 습관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1950년대 베이징대를 다닌 한 인사의 말을 따 “당시엔 밤 10시 반에 소등이 됐고 오전 6시에 기상했다. 그리고 6시30분에 모두 아침을 먹었다. 규율이 당시엔 엄격했다”며 “당시엔 소등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대부분 잠자리에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80년대엔 생활상이 바뀌었다. 80년대 베이징 과기대를 다닌 옌 아무개씨는 “소등 뒤에도 전국 각지에서 온 학생들이 잠자리에 누워 자신의 장래 희망이나 고향 이야기를 했다”며 “소등이 되어도 바로 자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2000년대 들어선 소등 뒤에도 학생들은 저마다 컴퓨터를 켜고 오락을 하거나 채팅을 했다. 일부는 유럽 축구 경기나 다운받은 영화를 단체로 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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