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성 차량 폭발’ 대응책 마련
시진핑, 신장 당서기 등 질책
달라이라마 메시지도 원천봉쇄
시진핑, 신장 당서기 등 질책
달라이라마 메시지도 원천봉쇄
‘10·28 쯔진청(자금성)’ 차량 폭발 사건 뒤 중국 당국이 위구르, 티베트 등 소수민족에 대한 감시, 통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궈진룽 베이징시 당서기와 왕안순 시장은 1~2일 베이징 시내 지하철역 등 현장을 시찰하면서 “‘10.28 폭력 테러사건’이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며 “테러세력이 사회에 침투해 안정을 해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중국신문사> 등이 3일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출신 우스만 아이산과 그의 부인, 어머니 등은 지프차를 몰고 베이징 중심 쯔진청 입구로 돌진해 4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중국 사법 분야를 총괄하는 멍젠주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는 지난달 31일 상하이협력기구 회의 참석차 우스베키스탄을 방문해 <봉황위성텔레비전>과 인터뷰 하면서 “이번 테러사건의 배후 지시자는‘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이라고 말했다.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은 위구르족의 분리 독립을 목표로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는 단체이며, 중국은 이들이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단체라며 비난하고 있다. 중국이 이 단체를 10.28 사건의 배후로 지목함으로써, 테러 방지를 명분으로 신장지역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명보>는 3일 “중국 당국은 신장지역에서 베이징으로 걸려오는 전화를 자동 감청하고 위구르인의 호적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한 익명의 위구르인 학자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은 현재 위구르인들 사이에 거의 영향력이 없다”며 중국 당국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 차량 폭발 사건 이후 중국 지도부는 신장지역 책임자와 공안부장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보>는 3일 “사건 하루 뒤인 29일 정치국회의에서 시진핑 주석 등 지도부는 ‘어떻게 경비가 삼엄한 쯔진청 앞에서, 더구나 마오쩌둥 전 주석의 대형 사진 앞에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느냐”며 크게 진노했고, 신장에서 급히 베이징으로 온 장춘센 신장자치구 당서기와 궈성쿤 공안부장 등이 질책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유연한 신장 통치’를 내세웠던 장춘센 서기가 강경책으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신장과 함께 ‘중국의 화약고’로 꼽히는 티베트(시짱)자치구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메시지를 원천 봉쇄하겠다고 나섰다. 천취안궈 티베트자치구 당서기는 2일 발간된 당 기관지 <구시> 기고문에서 “불법 위성수신기 압수, 인터넷과 전화 실명제 도입 등을 통해 달라이 라마의 선동이 전파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