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일정…기득권 수술 주목
국유해운사 부총재 비리 조사
“개혁 추진에 힘 얻으려는 포석”
국유해운사 부총재 비리 조사
“개혁 추진에 힘 얻으려는 포석”
‘시진핑 시대’ 중국의 새로운 성장모델과 정책 방향을 제시할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9일 나흘간의 일정으로 베이징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회의에서 공개될 개혁의 수위는 시진핑 주석이 얼마나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했는지를 보여줄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중국은 개혁개방 30여년 동안 수출 주도 정책과 대형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을 통해 중산층의 생활 수준을 올리고 거대 국유기업 등 기득권층을 형성했다. 그러나 지금 중국은 성장 둔화와 인구 노령화, 지방부채, 공해와 관료 부패에 대한 불만 여론 등의 과제에 직면했다”며 “이번 3중전회를 통해 시 주석이 얼마나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에너지·철도·통신·철강 등 분야를 독점하고 막대한 부와 권력을 쌓아온 국유기업 고위층을 중심으로한 기득권 세력의 개혁 저항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시 주석이 기존 기득권 구조를 수술하고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중국경제 전문가인 배리 노튼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시 주석의 창조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기대에 걸맞은 심층적인 개혁조처가 나오지 않는다면 시진핑 체제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경보> 등 중국 언론들은 “후커우(호구) 제도 개혁, 소득분배 혁신, 주거 안정 대책 등에 관한 인민들의 기대치가 높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사정당국은 중국 최대 국유해운회사인 중위안그룹(COSCO) 쉬민제 부총재를 비리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해운업계 뉴스사이트인 <항운풍통신사>가 7일 보도했다. 이를 두고 3중전회를 앞두고 중국 지도부가 국유기업 개혁의 고삐를 다잡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후싱더우 베이징 이공대 교수는 “국유기업의 폐단을 알리면서 개혁 추진의 힘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장제민 주임을 해임하고, 왕융춘 중국석유 부사장을 조사하는 등 석유방(석유업계를 중심으로 성장한 정치세력)에 대한 사정작업을 진행해왔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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