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7명 둬 ‘한자녀 정책’ 위반 혐의
당국 추적 소득없자 누리꾼 비난 일어
당국 추적 소득없자 누리꾼 비난 일어
[지구촌 화제]
중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장이머우(62·사진) 감독이 당국의 ‘한 자녀 정책’ 완화 발표를 계기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신화통신>은 20일 장쑤성 우시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위계위)가 한 자녀 정책을 위반한 장 감독을 찾으려 지난 여섯달 동안 노력했으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담당 당국자는 “우리는 장 감독을 찾으려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그의 영화사에 편지를 보내기도 했고, 그의 부인과 내연녀들의 집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심지어 장 감독이 머물고 있다고 알려진 베이징으로 조사팀을 파견하기도 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지난 5월 재혼한 30살 연하의 아내 천팅을 비롯한 4명의 여성과의 사이에 7명의 자녀를 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국이 한 자녀 정책 위반 혐의로 조사를 벌여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에선 “유명하고 돈 있는 사람은 법을 어겨도 된다는 말이냐”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중국은 12일 끝난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부모가 모두 독자여야만 둘째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는 기존 규정을 완화해 부모 어느 한쪽만 독자면 둘째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한 자녀 정책을 완화한 바 있다.
장 감독은 영화 <붉은 수수밭> <영웅> <책상 서랍 속의 동화> 등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개막식 총감독을 맡기도 했다. <인민일보>는 “장 감독이 7명의 자녀를 둔 게 사실로 확인되면 범칙금으로 1억6천만위안(280억원)을 물 수도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우시 당국은 “일단 장 감독을 찾아야 사실을 확인하고 범칙금을 정확히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 감독은 최근 6개월여 동안 베이징과 톈진을 오가며 새 영화 <귀래>를 촬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대혁명 시절을 다룬 이 영화에선 옛 연인 궁리가 주연을 맡았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 소식이 알려지자 냉소를 보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어떻게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감독을 모든 방법을 동원했는데도 찾지 못할 수가 있느냐.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또다른 누리꾼도 “만일 장이머우가 아니라 일반인이었다면 당국이 800번도 더 찾고 남았을 것”이라고 조소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장이머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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