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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마오 추모행사, 장중하되 규모는 축소…찬양도 견제도 ‘후끈’

등록 2013-12-26 20:52수정 2013-12-26 21:46

마오쩌둥 탄생 120돌
참배객들 이른 아침부터 장사진
관영매체들 마오 예찬 쏟아내
시진핑, 마오 비판론 반박하면서
“개혁개방 기조 유지해야” 강조
지도부, 좌·우 눈치보기 ‘딜레마’
중국 베이징 천안문(톈안먼) 광장 남단에 자리한 ‘마오(쩌둥) 주석 기념당’은 26일 그의 탄생 120돌을 맞아 중국 전역에서 몰려든 수많은 참배객들로 이른 아침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영하 6℃에 강풍이 몰아쳤지만 참배객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천안문 광장에서 마오쩌둥 기념당에 이르는 길은 3차례의 검문을 통과하고 다시 한시간여를 기다려야 할 만큼 경계가 삼엄했다. 방부 처리된 마오의 주검은 기념당의 유리관 안에서 중국 공산당기를 덮은 채 참배객들을 맞았다. 참배객들은 얼굴에 주황색 조명이 비친 마오쩌둥을 바라보며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였다. 어떤 이는 두손을 모아 뭔가를 기원하기도 했다.

중국 지도부도 관례에 따라 이날 마오 기념당을 찾아 참배했다. <신화통신>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함께 오전 9시 기념당을 참배하고 마오 주석의 위대한 업적과 공훈을 기렸다”고 보도했다. 전임 지도자들인 덩샤오핑·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도 각각 마오 탄생 90·100·110돌에 기념당에 참배했다. 시 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념좌담회에서 “우리는 앞으로도 위대한 혁명가인 마오 동지의 사상 아래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인 인물을 평가할 때는 반드시 당시의 전체적인 환경과 조건을 고려해야지 지금의 인식과 발전, 조건을 잣대로 평해선 안 된다”며 마오에 대한 비판론을 반박했다. 아울러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려면 개혁개방 기조를 유지하고 인식을 심화시켜야 한다”며 마오의 노선과 거리를 뒀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전날 △신중국 건국 △공산당 창당 △인민해방군 건설 △마오쩌둥 사상을 마오의 4대 역사 공적으로 꼽은 데 이어 이날도 “마오 동지가 없었다면 중국 인민은 승리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을 암흑 속에서 보내야 했을 것”이란 덩샤오핑의 평가 등을 인용해 마오의 공적을 추어올렸다. <환구시보>도 사설에서 “마오의 공적과 지도자로서의 인격은 영원하다”고 찬양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 이념을 강조하는 ‘좌’를 표방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개혁개방 확대라는 ‘우’를 꾀하는 중국 지도부는 마오 탄생 기념행사가 어느 한쪽 노선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로 비치지 않도록 경계했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고위 당국자의 말을 따서 “행사는 장중하게 치러지지만, 규모는 축소됐다”며 “상무위원들이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지난 3중전회에서 발표된 여러 개혁개방 정책에 불만을 품은 좌파들을 달래려는 목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정치평론가인 쉬샤오린의 말을 따서 “지도부가 좌파와 우파를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지금 중국에서 마오를 기리는 행사는 매우 민감한 문제가 됐다”고 짚었다. 이 신문은 “각종 마오 추모 행사가 당국의 제지를 받고 있다. 당국은 행사가 과열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치평론가인 장리판은 “중국 우파나 개혁파들은 대기근이나 문화대혁명 등의 과오를 저지른 마오를 추모할 가치가 적다고 느끼지만, 좌파들은 어떻게 해도 기념행사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결국 어느 쪽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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