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베이징 시내 만두집에서 주문한 음식을 계산하려고 줄을 서 있다. 웨이보 갈무리
소탈 이미지로 ‘군중노선’ 부각 의도
일부 “쇼”, “황제 암행순시” 반응도
저우융캉 측근 부패 혐의 새로 공개
일부 “쇼”, “황제 암행순시” 반응도
저우융캉 측근 부패 혐의 새로 공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세밑을 맞아 친서민 이미지를 과시하며, 부패 척결 기치를 높이고 있다.
시 주석은 28일 베이징 시내 ‘칭펑’ 만두집에서 일반 시민들과 함께 줄을 서 만두를 산 뒤 탁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1시20분께 이 식당에 들러 21위안(3600원) 짜리 돼지고기 만두와 냉채, 탕을 주문한 뒤 “다들 앉아 듭시다. 저도 밥 먹으러 왔습니다”라고 말한 뒤 20분 가량 머물렀다. 주변엔 측근인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부주임을 비롯해 경호원들이 동석했다. 이 소식은 한 시사평론가가 “시 형님(習大大)이 만둣집에 나타났다”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사진과 함께 올린 뒤 순식간에 3만여회나 퍼나르기 됐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매체들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홍콩 <명보>는 이 식당 주인이 시 주석이 앉은 탁자를 ‘보배’로 간직하겠다며 따로 보관했다고 전했다.
정치평론가인 장리판은 “시 주석이 벌어진 당 간부와 인민 간의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탈한 이미지를 통해 자신이 강조한 ‘군중노선’을 부각하려는 행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에선 “이건 모두 계획된 쇼”라는 반응이 나왔다. 일부는 “과거 황제의 암행 순시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엔 베이징의 한 회사에 들러 난방 상황을 점검한 뒤 경로당에 들러 노인들을 위로했다. 지난 10일엔 시 주석의 부인이자 유명 가수인 펑리위안이 베이징에서 열린 음악회에 일반 관객들과 함께 줄을 서 입장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역점사업인 부패척결 캠페인도 여전히 서슬퍼렇다.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29일 “리충시 쓰촨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리 주석은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이 1999년~2002년 쓰촨성 당서기로 근무할 때 비서장과 판공실 주임 등을 지냈다. 후난성 헝양시에서는 500명의 성급 인민대표들이 올초 1억1천만위안(약 191억원) 규모의 선거 부정을 저지른 혐의로 집단 해임됐다. 중국 언론들은 “건국 뒤 최대 규모의 인민대표 낙마 사태”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