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민 이미지 등에 업은 시 주석
부패 척결 의지 드러내며 엄벌 천명
부패 척결 의지 드러내며 엄벌 천명
‘시진핑 만두’가 중국 사회에서 공평과 정의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8일 저장성 항저우 주민 60여명은 지방정부 청사 앞에서 “시 주석, 우리는 만두를 먹고 싶습니다”라고 쓰인 펼침막을 들고 집회를 벌였다. 지방정부가 적절한 보상을 해주지 않고 살던 집을 철거하자, 이들은 직접 시진핑 주석을 향해 억울함을 호소하러 나섰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들 가운데 일부는 집회 다음날 들이닥친 공안에게 가택 연금을 당했지만, 시진핑의 ‘만두’는 부패한 지방 공무원들의 비리를 고발하려는 전국 수만명의 민원인들에게 공평과 정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연말 베이징 시내의 한 만두가게를 깜짝 방문해 친서민 이미지를 부각했다. 이후 세간의 이목을 끈 이 만두가게에는 중국 각지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려는 민원인들이 몰려들었고, ‘신팡국(信訪局·민원국)’이란 별명이 붙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은 관리들의 부정부패에 극약 처방을 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는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8기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3차 전체회의에서 “뼈를 깎아내고 손목을 잘라내는 심정으로 끝까지 반부패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부패) 제도가 종이호랑이나 허수아비가 돼선 안 된다”며 “부패에 관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왕위카이 중국국가행정학원 교수는 “지난해보다 반부패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5일 한 참석자의 말을 따 “부패 방지의 근본 대책인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는 이 자리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기율위 회의 당일, 지난해 1월 부패 혐의로 낙마한 구쥔산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 가택 수색 당시 마오쩌둥상과 장식용 배, 세숫대야 등 금붙이를 비롯해 트럭 4대 분량의 재물이 압수됐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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