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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무장세력과 결탁 조직원 모으고 분리독립 활동”
중, 위구르 학자 체포 강경책 신호탄

등록 2014-01-26 20:25수정 2014-01-26 22:35

중앙민족대학 경제학 교수 일함 토티(45)
중앙민족대학 경제학 교수 일함 토티(45)
중앙민족대 일함 토흐티 교수 연행
외국언론에 신장 탄압 정책 비판
작년부터 가택연금 등 감시 받아
시진핑 ‘단속강화 지침’ 따른 듯
악수에선 공안과 충돌 12명 사망
중국 공안 당국이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출신의 저명한 학자에게 무장세력과 내통해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분리 독립운동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이런 가운데 25일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선 경찰과 위구르족 사이의 유혈 충돌이 벌어져 12명이 숨졌다.

신장자치구의 성도인 우루무치의 공안 당국은 25일 관영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중앙민족대학 경제학 교수인 일함 토티(45·사진)를 면밀히 조사한 결과 그가 신장자치구의 독립을 꾀하는 테러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과 결탁해 조직원을 모으고 분리독립 활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공안 당국은 “토티가 교수라는 직함을 이용해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위구르비즈(Uighurbiz.net)에서 조직원을 포섭해 이들이 신장자치구 분열 활동에 참여하도록 종용했다”고 했다. 아울러 “토티가 강의 중에 공개적으로 ‘위구르인이 중국 정부에 대항해 분리 독립 투쟁을 벌이는 것은 2차대전 당시 중국인들이 일본의 침략에 맞서 저항한 것과 같은 것으로 테러를 벌인 위구르인들은 영웅’이라고 했다”며 “학생을 선동해 분열 사상을 퍼뜨리고 민족간 증오심을 증폭시켜 반정부적 활동을 벌였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 그를 정식 기소하지는 않았으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반정부 활동 혐의가 적용되면 중형 선고 가능성이 높다. 토티 교수는 지난 15일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베이징의 아파트에서 공안에 연행됐다. 토티 교수의 부인은 “그는 모든 강의를 대학 쪽이 정한 대로 따랐다”며 “혐의가 터무니 없다”고 말했다.

토티 교수는 위구르족에 차별적인 중국 정부의 강압적 통치 정책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위구르족 지식인이다. 하지만 신장의 분리독립을 공개적으로 주장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10월 위구르족 일가족이 천안문(톈안먼) 광장 앞에서 차량 돌진 사건을 일으킨 뒤, 토티 교수는 “가족들이 개인적인 억울함을 알리려 한 행동을 중국 정부가 조직적인 테러로 규정했다”며 당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위구르족들이 교육과 취업 등에서 겪는 차별 등에 대해서도 꾸준히 연구를 해왔다. 그는 수차례 출국 금지와 가택연금을 당하며 당국의 감시를 받아왔으며, “천안문 차량 폭발 사건 직후 사복 경찰이 대학에 찾아와 ‘외신에 계속 반정부적인 발언을 하면 가족들을 해치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공안 당국이 토티 교수에게 반정부 활동 혐의를 적용한 것은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 지역에 대해 더욱 강경한 정책을 쓸 것이란 신호로 해석된다. 신설된 국가안전위원회 주석을 맡은 시진핑 국가주석은 최근 “신장 지역에 대한 공작을 잘해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 아울러 중국 당국이 최근 반체제 지식인에 대한 탄압의 고삐를 죄고 있는 상황과도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토티 교수 사건은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공개를 주장하며 신공민운동을 주도한 인권운동가 쉬즈융에 대한 재판과 유사하다. 시 주석의 반체제 지식인에 대한 강경노선과 일맥상통한다”고 보도했다. 쉬즈융은 25일 4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런 가운데 24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악수에서는 무장 위구르족과 중국 공안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12명이 숨졌다. <신경보> 등 중국 언론들은 “현장에서 수차례 폭발이 일어났고, ‘폭도’들이 공안에게 폭발물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가 1949년 중국에 병합된 뒤 한족의 경제권 독점, 당국의 강압 통치에 반대하는 위구르족들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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