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밤 중국 베이징의 한 주거지역에서 시민들이 폭죽을 터트리고 있다.AP/연합
중국에 친환경 폭죽이 등장했다. 당국이 중국의 또다른 상징이 된 스모그 악화를 막으려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자 나타난 현상이다.
베이징의 한 폭죽 관리 당국자는 26일 <신경보>에 “올해는 옌룽, 슝마오, 더우더우 폭죽 회사 등 3대 대형 폭죽 회사에 전체 물량 가운데 10~20%를 친환경 폭죽으로 출시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슝마오 폭죽 회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연기나 독성 화학물질이 없고 종이 파편 등 쓰레기도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폭죽이 출시 물량의 3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친환경 폭죽은 겉으로 보기엔 일반 폭죽과 같다. 연기가 나지 않지만 일반 폭죽과 다름없이 하늘 높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폭죽 관리 당국자는 “올해 친환경 폭죽에 대한 호응이 좋으면 내년엔 더욱 판매 할당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들은 해마다 춘제(설) 기간이 되면 악귀를 물리친다며 엄청난 양의 폭죽을 터뜨리곤 한다.
하지만 친환경 폭죽도 폭죽인 만큼 베이징의 스모그 수치가 오렌지 경보에 이를 만큼 나빠지면 다른 폭죽과 마찬가지로 터뜨리거나 판매하는 것이 금지된다. 베이징 시 당국은 춘제 휴가 기간 동안 미세먼지 수치가 급상승해 짙은 스모그가 나타날 경우 시내에서 폭죽을 터뜨리거나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기로 발표한 상태다. 베이징시는 시내 전역 7만여 곳을 폭죽 발사 금지 구역으로 선정했다. 또 시내 곳곳에 폭죽 단속 자원봉사자를 배치해 불법으로 폭죽을 터뜨리는 행위를 단속하기로 했다. 특히, 개인이 한번에 폭죽을 5상자 이상 살 경우 신분증을 제시하고 등록을 해야 한다.
베이징시는 설 당일인 31일과 전날인 30일엔 하루 종일 폭죽을 터뜨려도 된다고 허가했지만 이후 연휴 기간 동안에는 자정부터 아침 7시까지는 폭죽을 터뜨리는 것을 금지했다.
한편, 베이징 시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불법 폭죽을 단속해 8770상자의 불법 폭죽을 압수하고 11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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