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올 첫 방문국 또 러시아로
미국·자원외교 등 이해관계 얽혀
미국·자원외교 등 이해관계 얽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새해 첫 국외 방문국으로 러시아를 선택했다. 시 주석 취임 이후 무르익고 있는 중-러 밀월 관계를 방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화통신>은 3일 “시 주석이 8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려고 6일부터 사흘 동안 러시아를 방문한다”며 “시 주석은 2년 연속 러시아를 해외 첫 순방국가로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시 주석은 취임 뒤 처음으로 국외 스포츠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겨울올림픽 개최를 축하하는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총리 자격으로 개막식에 참석했다. 올해는 중-러 수교 65돌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을 시작으로 브릭스(BRICS)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 등에서 5차례 회동했다. 중국 쪽은 두 정상이 이밖에도 3번의 전화통화와 16차례의 서신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올해 5월 푸틴 대통령의 방중과 10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펙 정상회의 때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싱광청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냉전 이후 중-러가 지속가능한 강대국 관계의 새 모델을 정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의 관계 강화 배경엔 미국의 ‘동아시아 회귀’ 전략에 대한 대응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데다, 자원 외교라는 경제적 이해관계도 얽혀 있다. 지난해 10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의 방중 당시 중국은 향후 10년 동안 850억달러를 주고 러시아에서 매년 1천만t의 원유를 수입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2012년 880억달러이던 양국 무역 규모를 2020년까지 2천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극동 시베리아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동아시아에서 일본과 관계가 날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러시아를 우군으로 끌어들일 필요성도 있다. 중국의 이런 의도에 대한 대응인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소치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은 소치 올림픽 개막식 불참 의사를 밝혔다. 러시아의 야당 탄압과 동성애 금지 등 인권 문제에 대한 항의가 불참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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