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월’ 관계를 맞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2015년 공동으로 반파시스트 승전 및 중국의 항일 승전 70돌 기념행사를 열기로 했다.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역사인식 역주행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일 겨울올림픽 개최지인 러시아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뒤 “푸틴 대통령과 2015년 함께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와 중국 인민의 항일 전쟁 승리 70돌을 기념하는 행사를 공동 주최하기로 했다”며 “행사를 통해 역사를 기억하고 후세의 교훈으로 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7일 보도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도 “유럽에서 나치가 과거 소련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을 침략한 것이나 일본 군국주의 세력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를 침략해 행한 엄중한 범죄 행위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것”이라며 “러시아도 중국과 함께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로 일본과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시 주석으로서는 러시아와 함께 역사 문제에서 일본을 압박하는 외교적 성과를 거둔 셈이다.
지난해 5차례나 만난 두 사람은 덕담을 주고받으며 친밀함도 과시했다. 시 주석은 “이웃에 경사가 있으면 특별히 찾아가 기쁨을 나누는 것이 중국의 관습이다. 대회가 성공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좋은 친구인 시 주석이 찾아와 준 데 감사하며 중국인들이 춘절(설) 명절을 잘 보내길 바란다”고 답했다. <신화통신>은 “두 정상이 한반도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홍콩 <명보>는 시 주석이 서방 지도자들의 불참 속에 개막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푸틴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며 러시아와 함께 미·일 동맹에 필적하려는 포석을 깔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사평론가인 류루이는 “중국으로선 석유 등 자원 문제와 더불어 ‘친러항미(親俄抗美·러시아와 화친해 미국에 대항한다)’ 차원에서 러시아와 관계 강화가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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