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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대만, 상시 연락기구 설치 합의

등록 2014-02-11 20:38수정 2014-02-11 22:51

11일 중국 장쑤성 난징에서 열린 중국과 대만의 사상 첫 정부 당국자간 공식 회담에서 왕위치 대만 행정원 대륙 위원회 주임(왼쪽)과 장즈쥔 중국 대만판공실 주임이 악수하고 있다. 난징/AFP 연합뉴스
11일 중국 장쑤성 난징에서 열린 중국과 대만의 사상 첫 정부 당국자간 공식 회담에서 왕위치 대만 행정원 대륙 위원회 주임(왼쪽)과 장즈쥔 중국 대만판공실 주임이 악수하고 있다. 난징/AFP 연합뉴스
65년만의 첫 당국자 공식 회담서
“소통 강화해 양안문제 풀자” 합의
경제 협력·민간 교류도 확대키로
시진핑-마잉주 정상회담엔 부정적
중국과 대만이 11일 1949년 분단 이후 65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 당국자간 공식 회담을 열고 상시 연락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양안관계(중국-대만 관계)에서 ‘당 대 당’이나 민간기구 차원의 경제 교류를 넘어 정부간 교류로 나아가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장즈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과 왕위치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 주임은 이날 중국 장쑤성 난징의 쯔진산좡 호텔에서 2시간 동안 회담했다. 두 사람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과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가 상시 소통기구를 설립하자는 데 양쪽이 합의했다”며 “이는 서로 소통을 강화하고 이해와 신뢰를 쌓아 양안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대만 <중앙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또 △지속적인 경제협력 강화 △중국 주재 대만 기자들의 비자 연장 등 취재 여건 개선 △주중 대만 학생들의 의료보험 등 복지 확대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 사이의 교류 확대 등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장 주임은 “머지않은 시일에 대만을 답방해달라”는 왕 주임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회담 인사말에서 양안관계 발전에 힘을 모으자고 덕담을 건넸다. 장 주임은 “양안관계가 치열한 군사대치 국면에서 안정과 평화 국면으로 계속 전진해왔다”며 “다시는 좋지 않았던 과거로 되돌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왕 주임도 “마주 앉기까지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온 만큼 이 기회를 귀하게 여기자”며 “이번 회담은 양안관계의 새 장을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동은 양안간 첫 정부 차원 회동이라는 점에서 1993년 4월 양안간 첫 준정부기관 접촉인 ‘왕구회담’을 뛰어넘는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왕다오한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장과 구전푸 대만 해협교류기금회장은 ‘하나의 중국’ 원칙 아래 양안관계를 대치 국면에서 대화 국면으로 바꾸기로 합의했다. 대만 <경제일보>는 11일 “1987년 대만의 중국 왕래 허가를 ‘양안 1.0 시대’, 1993년 ‘왕구회담’을 ‘양안 2.0 시대’라고 한다면 이번 정부간 회동은 ‘양안 2.5 시대’를 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중국과 대만의 무역 규모는 1973억달러로 전년도보다 16.7% 증가했고, 인적 교류 역시 808만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민족’을 중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친중파인 마잉주 대만 총통의 정치적 지향이 맞물린 결과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 양안 정상회담 개최 등 과중한 정치적 해석을 덧붙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양쪽은 모두 시진핑 주석과 마잉주 총통의 정상회담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며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 쪽은 국가지도자간 회동 형식의 회담엔 부정적이다. 장 주임은 회담에서 “대만의 독립은 반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회견장엔 양쪽의 국기가 놓이지도 않았고 공동성명을 채택하지도 않았다. 왕젠민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환구시보>에 “양안관계가 이전과 다른 단계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정치의제에 관해선 논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대만에서도 야당인 민진당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정상회담은 지지율이 바닥인 마 총통이 2016년 총통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행보”라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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