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회견서 미국 기자와 설전
“중국의 국방력이 약해지면 평화가 온다는 말이냐?”
중국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푸잉 대변인이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전인대 개막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군비 증강을 우려하는 서방 언론의 질문을 반박하며 설전을 벌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시비에스>(CBS) 기자는 “중국은 10여년 동안 평화굴기를 내세우면서도 끊임없이 국방비를 늘려왔다. 특히 중국이 동·남 중국해에서 군사력을 확장해 이웃 국가들이 걱정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에 대한 대응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푸잉 대변인은 “중국의 국방비와 국방력이 증가해 평화를 위협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 중국의 국방력이 약해지면 평화로워진다는 이야기냐”고 반문했다. 그는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에 관해서도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그 말과 행동 사이에는 여전히 지켜볼 점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2014년 중국의 국방예산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올해도 전년 대비 10%가량의 증가율이 예상된다. 중국의 지난해 국방예산은 7406억2200만위안(130조원)이다. 푸잉 대변인은 쿤밍역 테러 사건을 언급하며 “국제사회가 테러리즘 척결에 더 많은 협조를 해달라”고 말했다.
올해 중국 전인대는 5일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하는데, 리커창 총리가 개막식에서 총리 취임 뒤 처음으로 정부 업무보고(공작보고)를 통해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을 비롯해 한해의 주요 정책 목표를 제시한다. 국방예산을 비롯해 재정지출 현황도 이 자리에서 발표된다.
한편, 3일부터 열리고 있는 올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식에서는 과거와 달리 원로들의 모습이 사라지고 분위기도 시종 엄숙했다. <명보>는 “10년 전 정협 개회식에서는 후진타오 당시 국가주석보다 중앙군사위 주석을 유지하던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먼저 입장했지만 올해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가장 먼저 입장했다”고 짚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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