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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양회도 ‘별그대 쇼크’…“우리는 왜 못 만드나”

등록 2014-03-07 16:12수정 2014-03-07 16:24

정협위원 “우리들 스스로의 날개와 상상력 끊어졌다”
중국에서 새로운 한류 열풍을 일으킨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약칭 별그대)가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 무대도 점령했다.

관영 신화망(新華網)은 6일 개최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문화예술계의 분임토론에서 문화예술인 출신 정협 위원들이 한국 드라마 ‘별그대’를 거론하며 중국 문화산업의 창조성과 혁신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영화감독 자오바오강(趙寶剛)과 배우 장궈리(張國立)는 “별그대와 같은 드라마를 우리는 결코 찍어낼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자오 감독은 “창작 과정에서 관성을 탈피해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중국의 관행을 비판했다.

정협 위원인 여배우 쑹단단(宋丹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각종 이유로 우리 스스로의 날개와 상상력이 모두 끊어져 버렸다”고 자조했다. 그는 “많은 드라마를 찍었지만 방송 기회도 못 잡은 경우가 수두룩하다”면서 자신이 할머니로 나온 드라마에 대해 방송국에서 전혀 흥미를 못 느꼈다는 사례도 거론했다.

영화·드라마 감독들은 “시청률에 얽매이는 현실에서 창작에 속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사람들이 많이 볼까, 어떤 장르가 인기가 있을까만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감독들은 또 중국의 드라마 산업 구조 역시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자오 감독은 한국의 7개 방송사의 상황을 언급하면서 “모든 방송사와 드라마 제작사가 관계를 맺고 제작과 방송 역시 시스템적으로 한 세트로 움직이기 때문에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다”고 중국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올해 ‘춘제롄환완후이’(春節聯歡晩會·춘완)의 총감독이었던 펑샤오강(馮小剛)감독은 “그렇다면 왜 우리는 남(한국)을 배우지 못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자오 감독은 “주 단위로 방송하는 한국 드라마의 경우 대본을 써가면서 촬영하기 때문에 시청자의 반응을 반영할 수 있지만 중국은 드라마 전체를 제작한 뒤에 방송사에 판매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드라마 중 수익을 내는 것은 3분의 1에 불과해 제작비의 낭비 현상도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문화예술인들은 영화 심의 과정에서 행정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했다. 펑 감독은 “영화 심의 결과를 기다릴 때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하고 초조하다”고 털어놓았다.

이밖에 정협 위원이자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모옌(莫言)은 “심의위원에 젊은 사람과 문화 예술 창작인들도 들어가야 한다”며 심의 당국의 인적 구조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별그대’는 정치국 상무위원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원회 서기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분임토의장에서 극찬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중국에서는 특히 여주인공인 전지현이 “눈오는 날에는 치맥(치킨과 맥주의 줄임말)인데…”라는 대사를 한 뒤 중국 내에서 치킨과 맥주가 날개돋친 듯이 팔려나가고 드라마 시청 사이트에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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