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즈청 “마오는 여전히 중국 사회에 거대한 영향…
주검 화장함으로써 그가 끼친 비극도 반추해 봐야”
중국 당국, 인터넷서 누리꾼 호응 얻자 관련 글 삭제
주검 화장함으로써 그가 끼친 비극도 반추해 봐야”
중국 당국, 인터넷서 누리꾼 호응 얻자 관련 글 삭제
개혁 성향의 중국 저명 역사학자와 인권 운동가가 인터넷에서 “마오쩌둥의 주검을 화장하자”는 운동을 벌여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의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정치 평론가인 장리판과 인권 변호사인 푸즈청은 최근 인터넷에 올린 청원문에서 “마오쩌둥은 생전 자신이 죽은 뒤 주검을 화장하기를 원했다. 이렇게 하는 것이 그를 편히 영면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마오쩌둥의 주검은 그의 사후 방부 처리돼 베이징 천안문 광장 남단의 마오 주석 기념당에 안치돼 있다. 마오쩌둥의 탄생 120돌을 맞은 지난해 12월26에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기념 참배하기도 했다.
장리판과 푸즈청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인터뷰에서 1956년 4월27일 당시 기사를 인용하며 “마오는 당시 화장 동의서에 처음으로 서명했다. 무신론자이자 공산주의자이던 그는 주검을 매장하는 유교 전통을 타파하고 화장을 장려했다”며 “덩샤오핑과 인민해방군 총사령관을 맡은 주더, 국방부장을 지낸 펑더화이 등도 이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하지만 마오의 뜻과 달리 1976년 사후 그의 주검은 화장이 되지 않았다”며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주검을 대중에게 공개 전시하는 것은 비인권적이고 비문명적인 처사”라고 말했다. 마오 주석 기념당은 문화혁명을 비롯한 그의 모든 정책과 사상은 옳다는 ‘양개범시’(兩個凡是)론을 주장한 화궈펑 전 국가주석이 주도해 건립했다. 정치적 배경과 카리스마가 약했던 화 전 주석은 마오의 후광으로 자신의 통치권을 강화하려 했다.
푸즈청은 “마오의 사상과 이미지는 그의 주검처럼 여전히 화장되거나 매장되지 않고 중국 사회 전반에 거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그의 주검을 화장함으로써 수천만이 숨진 대약진운동이나 문화혁명 등 마오가 끼친 큰 재난과 비극도 다시 반추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산당 집권 이래 마오쩌둥의 과오인 문화 혁명 등에 대한 역사적 연구 작업은 금기시 돼 왔다. 이 때문에 문혁이 남긴 정신적인 상흔은 여전히 제대로 치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한테 독일을 본받아 역사를 제대로 조사하고 직시하라고 하면서 왜 중국은 마오 시대의 역사를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가”라며 “개인적으로 마오가 히틀러보다 나을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이들의 인터넷 청원이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자 관련 글을 즉각 삭제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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