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국

중 ‘쿤밍역 테러’ 이후 곳곳서 위구르족 탄압

등록 2014-03-12 20:40수정 2014-03-12 22:54

베이징 노점상·학생들 감시 강화
신장위구르자치구로 강제이주도
“먹여살려할 아이들이 둘이나 있는데 어쩌라는 건지….”

중국 베이징시 하이뎬구 국가도서관 앞에서 노점을 하는 중년 위구르족은 걱정이 태산이다. 그는 “쿤밍역 테러 사건 뒤 시 공무원이 찾아와 ‘앞으로는 이곳에서 전병을 팔지 말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곳으로 노점을 옮겼지만 수입은 이전에 견줘 턱없이 줄었다.

170여명의 사상자가 난 1일 윈난성 쿤밍역 테러 사건 뒤 중국 당국이 각지의 위구르족을 추방하고 감시를 강화하면서 위구르족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12일 보도했다.

<명보>는 공안 당국이 윈난성의 위구르족 집단 거주지역인 샤뎬에 살고 있는 위구르인 900여명을 신장위구르자치구로 강제이주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샤뎬은 관용적인 종교 문화 정책을 펴는 데다 일자리 구하기도 쉬워 주민 1만3500여명 가운데 90%가 위구르족이다. 이슬람 경전을 가르치는 사립학교도 있어 위구르족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별칭도 얻었다. 하지만 쿤밍역 테러 사건 뒤 감시가 강화돼 지난 6일에는 위구르족을 가득 실은 버스들이 공안의 호위 속에 샤뎬을 떠나는 모습이 목격됐다.

감시와 경계는 베이징에서도 마찬가지다. 중앙민족대학에 다니는 한 위구르족 학생은 “등교할 때마다 반드시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에 다니는 또다른 위구르족 학생은 “지금까지 우리는 중국 사회의 일원으로 융화돼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더 고유의 문화와 종교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외국으로 유학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위구르족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철권 통치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며 위구르족들에게 교육과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게 올바른 해법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한 위구르족 활동가는 “신장 지역에서 기회는 점점 사라지고 폭력과 불안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신장이 중국의 체첸(러시아로부터 분리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 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