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두달 안돼 수용인원 초과
“영아 ‘유기소’ 될 우려” 현실로
“영아 ‘유기소’ 될 우려” 현실로
중국 사회가 버려진 아기들을 돌봐온 신생아 보호소 폐쇄를 두고 충격과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사회복지부는 16일 “광저우시에 있는 유기 신생아 보호소가 수용인원을 초과해 잠정적으로 폐쇄한다”고 공고했다. 쉬주 보호소장은 “1월28일 신생아 보호소가 개원한 뒤 지금까지 262명의 버려진 신생아를 받아들였다”며 “버려진 신생아들의 숫자가 급증해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 보호소가 언제 다시 문을 열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곳에 버려진 아기들은 2/3 가량이 한살 미만의 신생아들로 대부분 뇌성마비와 다운증후군, 심장병 등 선천적인 질병을 앓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민정부는 생활고와 남아선호사상 등으로 버려지는 아기들이 한해 수만명이고 이 가운데 70% 이상이 사망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전국 10개성 25곳에 유기 신생아 보호소를 세웠다. 부모들이 보호소 앞에 아기를 놔 두고 초인종을 누른 뒤 자리를 뜨면 몇분 뒤 직원들이 거둬 보살피는 방식으로 부모들의 익명성을 보장해왔다. 이 때문에 보호소 설립 전부터“보호소 설립이 외려 무책임한 부모들로 하여금 원치 않는 아기를 버리는 사태를 부추길 것”이란 비판이 적지 않았다. 결국 이런 우려가 광저우시의 보호소 잠정 폐쇄로 현실화 된 셈이다.
중국 언론들은 충격적인 소식이라며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경보>는 18일 “보호소 운영이 난관에 부닥쳤다고 폐쇄하는 것은 극히 행정편의적이고 졸렬한 처사”라며 폐쇄 처분을 철회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경화시보>도 “신생아 보호소가 없었다면 선천적인 질병을 지니고 태어나 이곳에서 머물러온 262명의 신생아들은 대부분 숨졌을 것이다. 이들의 목숨을 구했다는 것만으로도 보호소는 충분히 경이로운 성과를 거둔 것이다”라며 신생아 보호소가 계속 운영되어야 한다고 했다. 중국 언론들은 “정부는 사회 복지를 확대해 신생아 유기를 막아야 하고, 부모들 역시 무책임한 행동을 자제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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