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 사건이 어떤 단서도 찾지 못하고 열이틀이 지나면서 중국인 탑승객 가족 일부가 단식을 통해 말레이시아 정부에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봉황텔레비전> 등 홍콩 언론들은 19일 “승객 가족들 일부가 단식을 외치며 말레이시아 정부의 미진한 수사에 불만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전날 열린 간담회에서 “말레이시아 당국이 제대로 여객기 실종 사건에 관한 조사를 하지 않고 진상을 숨기고 있다”며 “책임있게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단식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생명을 존중하라. 가족을 돌려달라’고 쓴 손팻말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가족대표 21명은 19일에도 회의를 열어 주중 말레이시아 대사관에 항의 방문을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중국신문망>이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말레이시아 항공 대변인이 참석했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책임있는 고위층 면담을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하지만 가족 대표들은 일단 단식에는 부정적인 뜻을 표시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에 대한 불만은 실종자 가족 뿐아니라 중국 사회 전반에 팽배하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17일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좀더 정확하고 상세한 정보를 알려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날 <신화통신>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실종 여객기 수색에 태만하다”며 “이는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직설적인 비판을 퍼붓기도 했다.
18일 말레이시아 주재 황후이캉 중국 대사는 “실종 여객기에 탑승한 중국인 154명의 신분을 조사해 봤으나 이들이 항공기 훼손이나 납치에 관여됐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국인의 테러 연루 가능성에 관해 미리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은 상업 여객기 실종으로는 최장 기록을 세웠다”고 말했다.
성연철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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