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나폴레옹 인용해 ‘굴기’ 강조
“중국이라는 사자는 이미 깨어났다.”
유럽을 방문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프랑스에서 중국의 ‘굴기’(우뚝 섬)를 선언했다. 시 주석은 파리에서 열린 중-불 수교 50돌 기념대회 연설에서 “나폴레옹은 일찍이 ‘중국은 깊은 잠에 빠진 한마리 사자다. 이 사자가 잠에서 깨어나면 세계 모든 나라가 떨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며 “이미 중국이라는 사자는 깨어났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하지만 이 사자는 평화적이고, 친근하며, 문명적인 사자”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중국의 ‘화평굴기’를 강조한 것이지만, 한편으론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로 부상한 중국의 자신감을 거침없이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신화통신> 등 중국 주요 언론들도 ‘사자가 깨어났다’는 시 주석의 발언을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시 주석의 ‘사자 발언’은 자신이 강조해온 ‘중국의 꿈’을 언급하는 가운데 나왔다. 그는 “중국의 꿈을 실현하는 것은 결코 세계에 위협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 본부에서 연설하기도 했다. 그는 ‘바다는 어떤 강물도 마다하지 않고, 갖가지 꽃이 어울려 피어야 아름다운 정원을 이룬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다양성과 상호 교류가 인류 문명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기자회’는 집회를 열어 “시 주석이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며 항의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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