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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조상님 대신 모셔드립니다”

등록 2014-04-02 15:20수정 2014-04-02 16:54

청명절 맞은 중국, 너도나도 ‘대리 성묘’
작업 사진·비디오로 남겨 고객에게 제공
일부에선 “조상숭배 의식 퇴화하고 있어”
지구촌 화제

“너무 바빠 조상께 성묘를 할 수 없으신가요? 마음은 굴뚝 같지만 고향으로 가는 기차표를 못끊으셨나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기 대리 성묘 서비스가 있습니다.”

5일 중국 청명절을 맞아 대리 성묘 서비스 업체들이 너도나도 고객 끌어들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1일 <뉴욕타임스>와 <비비시>(BBC) 등이 보도했다. 중국인들은 우리의 한식과 마찬가지로 청명절에 조상의 묘를 다듬고 명복을 빈다.

중국에서는 빠른 산업화와 이농 현상 탓에 유동인구가 늘었다. 업체들은 청명절에 성묘를 할 수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중국은 2007년부터 청명절을 공휴일로 정했다. 올해는 5일부터 7일까지 3일 동안 연휴다. 하지만 일에 치이고 기차표를 살 수 없는 도시민들은 여건이 녹록지 않다. 대리 성묘 업체들을 이들에게 “우리가 대신 정성을 다해 조상들을 모시겠다”며 ‘효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현재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업체인 타오바오에서는 수십개의 대리 성묘업체들이 영업 중이다. 이들은 중국 20여개 대도시에서 대리 성묘가 가능하다고 선전하고 있다.

대리 성묘 가격은 100위안에서 800위안(1만7000원~13만6000원) 가량이다. 시간은 30분이며 헌화와 묘비 손질, 지전(종이돈) 태우기와 향 사르기, 대리 성묘 회사 직원들의 묵념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고객들에게 ‘증거’로 대리 성묘 사진을 전송해준다. 추가 비용이 드는 부가 서비스도 있다. 묵념이 아닌 절은 한번에 50~100위안 가량의 추가비용을 내야한다. 대리 성묘을 하고 있는 직원의 휴대전화를 통해 고객이 제문을 읽을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조상에게 직접 후손의 육성을 들려주는 것이다.

톈진에서 대리 성묘 업체를 운영하는 장아무개씨는 “대리 성묘 사업은 전망이 밝다. 우리 회사는 톈진 공공 묘지에서 인증도 받았다”고 말했다. <비비시>는 “2009년 푸저우에서 처음 대리 성묘 업체가 생겼다”며 “대리성묘 사업은 ‘흰색경제’란 이름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많은 이들이 대리 성묘는 바빠서 미처 성묘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조상에 대한 성의 표시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중국인들의 조상숭배 의식이나 도덕이 퇴화하고 있는 증거로 여기기도 한다”고 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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