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서방의 내정 간섭에 반감 드러내
서방의 내정 간섭에 반감 드러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발론’에 이은 ‘탱자론’으로 서방의 내정 간섭과 국내 정치개혁 요구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1일 유럽 순방 마지막 나라인 벨기에의 유럽대학교 강연에서 “중국은 다른 나라의 정치제도나 발전 방식을 그대로 옮겨 적용할 순 없다. 이는 중국의 상황에 맞지 않을뿐더러 재앙적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며 “이미 2000년 전 중국인들은 이런 도리를 깨치고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격언을 남겼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2일 전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서구식 민주주의와 헌정민주주의 도입을 주장하는 국내 정치개혁 세력한테 분명한 거부의 뜻을 전하는 동시에 공산당 일당독재를 비판하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한테도 중국의 정치체제를 두고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해 3월 러시아 방문 때도 “신발이 발에 맞는지 안맞는지는 신발을 신은 사람만 알 수 있다”는 ‘신발론’으로 서구의 간섭에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바 있다.
시 주석은 강연에서 “1911년 쑨원 선생이 신해혁명으로 전제 군주제를 전복시킨 뒤 중국 인민은 숱한 고생을 겪으며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는 정치제도를 모색했다. 입헌군주제, 황제복위, 의회제, 다당제, 대통령제 등을 모두 고려하고 시행해 봤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개방 이후 덩샤오핑 선생의 지휘 하에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제도화했다”며 “(중국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 상황 등은 운명적으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라는 우리에게 맞는 발전의 길을 정하도록 했다. 우리는 이 길을 추구할 것이고 성공할 것이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시 주석은 지난해 4월 당 간부들에게 서구 헌정민주주의와 인권, 시민참여 등 7가지 사조가 체제 안정을 위협한다는 내용의 ‘9호 문건’을 하달하기도 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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