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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오바마, 동맹국-중국 사이 ‘줄타기’

등록 2014-04-27 20:25수정 2014-04-27 22:20

방일회담때 ‘센카쿠 발언’ 했지만
중국 자극 않으려는 태도 일관

아시아 동맹국들과 결속 챙기면서
중 설득해 ‘또다른 전선’ 예방 노력

중, 미·일 대사 불러 강력 항의
“왜 남의 땅에 방위조약 적용하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는 미-일 방위조약의 적용 대상’이라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미-일 공동성명에 대해 중국이 미국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시아의 동맹국들에 미국의 힘을 보여주면서도, 중국과 전선을 확대하지 않으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중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24일 일본 방문에서 한 ‘센카쿠 발언’에 반발해 25일 중국 주재 미국과 일본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외교부 책임자가 개별적으로 중국 주재 미·일 대사를 만나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사실상의 대사 초치다.

중국 국가해양국은 “26일 해경선 2401호와 2166호가 미-일 정상회담 뒤 처음으로 댜오위다오 영해를 순찰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양위쥔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영토로 중국군은 이를 보호할 수 있는 완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도 26일 미국 하버드대 강연에서 “어떻게 미-일 안보조약을 제3국의 영토인 댜오위다오에 적용할 수 있느냐”고 발언했다. 군사, 외교 채널을 통해 전방위 대응을 한 셈이다.

격앙된 중국의 반응과 달리 미국 주요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내내 중국을 의식해 자극하지 않으려 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26일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러시아와의 관계가 틀어진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에서 균형을 잡기가 더욱 힘들어졌으며, 동맹국과 중국이라는 두 청중을 향해 메시지를 던졌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오바마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제재를 받게 돼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러시아를 모방하지 말고, 태평양에 제2의 전선을 만들 생각을 자제하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짚었다.

아시아 순방에 나선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동맹국들과의 확고한 결속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중국을 설득해 아시아에서 ‘제2의 크림반도 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단속하려 한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월 중국을 방문하는 일정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일본에서 미일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중국을 포위하길 원치 않으며 중국의 평화적인 부상을 지지한다”고 했다. 또, ‘중국이 센카쿠 열도에 대해 군사행동을 한다면 미국은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냐’는 질문에 “매우 어려운 문제로 답할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미군이 모든 무력충돌에 개입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중국을 의식한 답변을 했다.

미치시타 나루시게 일본 국립정책대학원대학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오바마의 태도를 자세히 뜯어보면 중국과 분쟁을 피하고 싶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오바마 대통령은 센카쿠 열도의 궁극적인 주권 문제에 대해선 누구의 편도 들지 않았다”고 짚었다. 일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에 앞서 지난달 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중국을 방문한 것도 미국이 배려를 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 방문 동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단독 회동 요청을 여러 차례 거절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일본 측은 23일 밤 도쿄 초밥집에서의 ‘스시 만찬’ 뒤 두 정상이 24일 정상회담 때 통역을 제외한 배석자 없이 일대일 회담을 하자고 타진했지만, 미국 쪽은 이를 거절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메이지신궁 참배 때 일대일 회동을 하자는 일본 쪽 요구도 거절하는 등 끝까지 아베 총리와 단둘이서 본심을 털어놓는 자리를 피했다.

‘스시 만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미국의 돼지고기 업계는 일본과 달리 정치적으로 정말 강력하다” “자동차 산업을 적으로 돌리고서는 미국에서 선거는 불가능하다”며 거의 탄원 조로 일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티피피·TPP)와 관련해 양보해줄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일 동안 티피피 원칙적 합의는 불발돼, ‘아시아 재균형’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상징적 풍경이 됐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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