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무치 남역서 또 자살폭탄
시주석 방문지 노출…안보 ‘구멍’
6개월새 3건…무장단체 공격 치밀
시주석 방문지 노출…안보 ‘구멍’
6개월새 3건…무장단체 공격 치밀
지난 30일 저녁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 남역에서 발생한 폭발이 자살폭탄 테러에 의한 것이었다고 1일 중국 당국이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6개월 사이 위구르족과 연관된 대형 테러가 3건이나 잇따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은 1일 공안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폭도들이 우루무치 남역에서 칼을 휘둘러 사람을 공격하고 폭발물을 터뜨렸다. 3명이 숨지고 7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며 “사망자 가운데 2명은 테러범으로 몸에 두르고 있던 폭탄이 터지며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혐의자는 신장 자치구 아커쑤 출신의 써더얼딩 사우티(39) 등 2명으로 모두 극단주의 종교의 영향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27일부터 사건 당일까지 나흘 동안 신장을 방문했던 시진핑 국가주석은 사건 직후 “테러 분자들의 준동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신장 분리주의 세력과 장기적이고 치밀한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 치안의 치명적 허점을 드러냈다. 우루무치 역은 사건 당일 오전 시 주석이 방문한 이슬람 사원과 2㎞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천안문 차량 돌진 사건으로 베이징 심장부가 뚫린 데 이어 국가원수의 방문지가 테러에 노출된 것이다. 범인들이 칼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두달 전 쿤밍역 공격과 수법도 비슷했다.
독일에 있는 망명 위구르족들의 단체인 세계위구르협회는 “절망에 빠진 위구르인들은 시진핑 주석이 신장 방문에서 건설적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폭발 사고는 중국의 강압 통치가 위구르 문제를 푸는 해법이 아니란 걸 보여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위구르 무장단체의 공격이 과거보다 훨씬 조직적이고 치밀해졌다고 분석한다. 실제 최근 3건의 위구르족 테러는 국내외 이목이 집중되는 시기에 맞춰 일어났다. 지난해 10월 5명을 숨지게 한 천안문 차량 돌진 사건은 공산당 제18기 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 직전에 일어났고, 올해 3월 170여명의 사상자를 낸 쿤밍역 테러도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발생했다. 이번에도 시 주석의 첫 신장 방문 마지막날, 그것도 중국 전역에 방송되는 주요 뉴스인 ‘신원롄보’가 저녁 7시 시 주석의 방문 성과를 보도하는 시간에 벌어졌다. 신장 문제 전문가인 장자오융은 <명보>에 “이는 (시 주석을 향한) 시위의 성격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라파엘로 판투치 연구원은 <비비시>(BBC) 방송에 “얼마 전까지 신장의 외곽 지역에서 벌어지곤 하던 파출소 습격과는 달리 공격이 점점 전문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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