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총리, 8일간 4개국 순방
부인도 동행…경계심 풀기 주력
부인도 동행…경계심 풀기 주력
리커창(사진 왼쪽) 중국 총리가 4일부터 여드레 동안의 아프리카 순방에 나섰다. 리 총리는 이번 순방에 처음으로 부인과 동행하면서 ‘중국=아프리카 자원약탈국’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신화통신>과 <신경보> 등 중국 언론들은 5일 “리 총리가 지난 3월 취임한 뒤 처음으로 부인인 청훙(57·오른쪽)과 함께 4일부터 11일까지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앙골라, 케냐 등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들은 리 총리가 에티오피아에 도착해 부인과 나란히 손을 흔드는 사진을 주요 뉴스로 내보냈다.
베이징 수도경제무역대학 영문과 교수인 청훙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52)과 달리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학자 스타일로 알려졌다. 베이징대 재학시절 리 총리와 만난 청훙은 2008년 남편이 부총리에 오를 때까지 강의를 했다. 중국 언론들은 “청훙이 5년 동안 암투병을 하던 부모를 보살핀 현모양처이며 학생들에게도 존경받았다”라고 추어올렸다. 왕훙이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서양 국가들과 달리 중국에서 국가 지도자의 외국 순방 때 부인이 함께하는 것은 여전히 드문 일”이라며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의 상호 이해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도 4일 출국에 앞서 한 아프리카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는데 주력했다. 그는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 사이에 존재하는 ‘성장통’에 관해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은 결코 다른 나라들처럼 식민주의 노선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이을러마리얌 더살런 에티오피아 총리에게 “자주와 평등을 기초로 동고동락하며 함께 번영하자”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교역량이 2100억 달러(216조 원)에 이르고 진출 기업도 2500여개에 이르렀으나 현지 법을 어기고 무분별하게 자원 확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류훙우 저장사범대 교수는 <신경보>에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 사이의 경제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아프리카 국민들이 바라는 민생, 환경, 공익 분야 등 ‘소프트 파워’ 영역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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