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남중국해 석유 시추를 계기로 촉발된 베트남의 반중국 시위가 격화하며 중국인 사망자가 발생하자 중국 정부와 언론이 일제히 베트남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5일 저녁 판 빈 민 베트남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베트남은 중국 기업과 중국인 습격사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베트남 정부가 불법 시위자들을 엄단하고 폭력 사태를 진정시키는데 효과적인 조처를 취해야 하며 시위로 피해를 입은 중국 기업과 공민들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팜 빈 민 장관은 “이미 1000명 가량의 시위대를 체포했으며 중국인의 안전 보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중국 정부는 전날 주중 베트남 대사를 소환해 항의하는 한편 조사단을 베트남으로 급파했다.
이 문제를 두고 중국과 미국 군 사령관 사이에 설전도 벌어졌다. 미국을 방문 중인 팡펑후이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15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과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일부 국가들이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등에 업고 자국의 이익을 취하고 있다. 미국은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해야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방문에서 일본, 필리핀 등과의 동맹 강화를 강조한 것이 이번 사태의 근원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뎀프시 의장은 “우리는 여기(남중국해)에 영토 분쟁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며 “군사력 사용은 도발적이고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응수했다. 미국의 재균형 전략은 “항해의 자유, 자유 시장 접근, 안정, 동반자 관계 등을 위한 것이며 북한과 같은 위협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맞섰다.
베이징 워싱턴/성연철 박현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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