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교수연합회, 학원 철수 압박
“학문자유 침해…교류 재검토를”
“학문자유 침해…교류 재검토를”
“공자학원은 중국 공산당의 어용 기관으로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미국 대학교수연합회(AAUP)가 중국의 대외 문화홍보 교육기구인 공자학원을 강하게 비판하며 전면적인 교류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 대학교수연합회는 “공자학원은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부총리 등이 책임자로 있는 정부 기구 ‘한반(漢辦)’의 통제를 받고 있다. 각종 교육프로그램에서 중국 정부가 꺼리는, 티베트 점령이나 파룬궁 등에 관한 자유 토론을 금지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18일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 단체는 또 “공자학원은 교직원 채용에서도 신앙과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공자학원과 교류 계약을 맺은 미국 내 100여개 대학들은 이 기관이 언론 자유를 반영하게끔 재계약을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자학원은 중국 문화와 언어 전파를 목적으로 설립된 대외 교육기관으로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120개국에 440여개의 지부가 있다. 중국 정부는 운영비의 20~30%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1915년 설립돼 4만7000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미국 대학교수연합회의 성명은 공자학원을 영국문화원이나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소프트파워 전진기지로 키우려는 중국의 구상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자학원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미국 시카고대 교수 100여명은 오는 9월부터 공자학원과 재계약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캐나다 토론토주도 이달 초 중국 당국의 교육과정 검열 문제에 우려를 제기하며 공자학원과의 재계약을 보류시켰다. 지난해에도 공자학원이 교직원 채용 때 공산당이 규정한 불온단체 소속 인사를 배제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공자학원 쪽은 “세계에 중국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려는 기구를 두고 (서구의) 일부 비판론자들이 공산당의 선전도구라고 공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