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왼쪽)이 18일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와 회담을 시작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하노이/AP 연합뉴스
통킹만 부근 해역에 설치 공표
중-베트남 관계 긴장 고조
양국 회담도 설전벌이다 끝나
중 “시사군도 8월까지 시추할것”
중-베트남 관계 긴장 고조
양국 회담도 설전벌이다 끝나
중 “시사군도 8월까지 시추할것”
남중국해 원유 시추 작업을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의 갈등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두 나라 고위 외교 당국자 간 회담은 설전으로 끝났고, 중국은 또다른 시추 장비를 배치할 것이라고 공표해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중국 해양안전국은 18일 홈페이지에 “(또다른) 원유 시추장비인 난하이 9호가 19일부터 베트남 인근 해역으로 이동한다”며 “난하이 9호가 이동하는 곳은 통킹만 부근 해역이다”라고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 해역은 중국과 베트남이 해저 자원 공동개발을 협상 중인 곳”이라며 “난하이 9호가 또다시 양국 사이의 영유권 분쟁지역에 설치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중-베트남 사이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달부터 원유시추장비인 ‘해양석유 981호’를 베트남 해안에서 278㎞ 떨어진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해역에 배치해 시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두 나라는 각각 선박 수십척씩을 보내 대치했고 이 과정에서 베트남 어선과 해경선이 침몰했다. 베트남에선 대규모 반중 시위가 벌어져 중국인 2명이 숨지기도 했다.
18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베트남 방문도 원유시추 작업을 둘러싼 두 나라의 이견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중국-베트남 간 연례 양자협력 운영위원회 참석차 하노이를 방문한 양 국무위원은 베트남의 응엔 떤 중 총리와 팜 빈 민 부총리 겸 외교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현재 원유 시추작업은 중국의 영해 안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사태가 악화된 책임은 불법적으로 이를 방해한 베트남에 있다”고 주장했다. 양 국무위원은 또 “더는 베트남이 사태에 관여하거나 분란을 초래해 새로운 갈등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며 “981호의 시추 작업은 예정대로 8월15일까지 이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응엔 떤 중 베트남 총리는 “베트남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중국의 원유 시추작업은 베트남 국민들을 향한 도발이다. 당장 시추 작업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장제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회담 결과를 보면 두 나라가 전혀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팽팽히 서로의 태도만 고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화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관영 <환구시보>는 “양국 회담 분위기가 매우 엄숙했다”며 “단기간 내에 양국이 갈등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익명의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이 영유권 갈등을 벌이는 일본이나 필리핀과는 일체 대화를 않고 있지만, 베트남과는 협상을 시도하며 동남아에서 반중국 전선이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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