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등 3개 개발은행 설립 추진
금융질서 재편 의도·미국은 제동
금융질서 재편 의도·미국은 제동
중국이 자국 주도의 국제 금융기구 설립 카드로 미국 등 서방 주도의 국제 금융질서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국은 현재 3개의 개발은행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4일 한국 방문 때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국이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사회기반시설 건설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을 겨냥하고 있다. 청롄 중국사회과학원 국제금융연구소 주임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원조 위주의 아시아개발은행에 견줘 훨씬 높은 효율성과 적절한 투자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일본과 미국이 각각 15.7%와 15.6%의 지분이 있다. 중국의 지분은 5.5%에 불과하다.
중국은 브릭스(BRICS)개발은행과 상하이협력기구(SOC)개발은행 설립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브릭스개발은행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참여하는 신흥국판 세계은행이다. 상하이협력기구개발은행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하는 금융기구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런 움직임을 통해 미국 주도의 국제 금융질서에 눌려 중국이 제대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기존 판을 깨려 한다고 본다. 4조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을 지닌 중국은 투자 여력이 충분하지만 미국과 일본, 서구 국가의 견제 탓에 세계은행이나 아시아개발은행의 지분과 발언권을 확대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 중국으로선 새로운 국제 금융기구 신설을 통해 게임판 자체를 바꾸려 시도하고 미국은 이를 경계한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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