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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아시아 대표한다”던 중국 기자 ‘굴욕’

등록 2014-07-13 13:42수정 2014-07-13 22:02

<중국중앙텔레비전>의 유명 앵커 루이청강(37)
<중국중앙텔레비전>의 유명 앵커 루이청강(37)
G20회의 기자회견때 야유받은
CCTV 경제뉴스 앵커 루이청강
부패 혐의로 생방송 직전 체포돼
지난 11일 저녁 8시40분, 경제 전문채널인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경제뉴스’ 화면엔 여성 앵커만 등장했다. 남성 앵커의 자리에도 마이크와 의자가 놓여 있었지만 생방송이 끝날 때까지 주인은 등장하지 않았다.

<중국중앙텔레비전>의 유명 앵커인 루이청강(37·사진)이 검찰에 체포됐다. <중국중앙텔레비전> 관계자는 “생방송 직전에 갑자기 검찰 직원들이 들이닥쳐 루이청강을 연행해가는 바람에 자리나 마이크를 치울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은 12일 “루이청강이 연행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부에선 그가 지난 5월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된 궈전시 <중국중앙텔레비전> 경제채널 국장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루이청강과 함께 경제채널 부책임자인 리융 부국장도 체포됐다. 중국 검찰은 <중국중앙텔레비전>의 부패에 대해 사정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루이청강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패 척결 운동으로 낙마한 가장 유명한 방송계 인사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루이청강은 2003년 <중국중앙텔레비전>에 입사한 뒤 각종 간판 경제 프로그램 진행을 맡으면서 스타 앵커로 떠올랐다. 영어에 능숙한 그는 세계 정상 30여명, 미국 <포천>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의 최고 경영자 300여명과 인터뷰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며 8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파워 블로거이기도 하다. 지난해 6월엔 박근혜 대통령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박 대통령의 중국어가 우아하며 성품이 온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루이청강은 지나친 자만심과 민족주의 성향 탓에 적잖이 구설에 올랐다. 2007년 중국 자금성 안에 스타벅스 체인점이 들어서려 하자 “중국의 정신을 갉아먹는 것”이라는 글을 블로그에 올려 중국인들을 자극했다. 2010년엔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자회견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 기자들의 질문을 받겠다”고 말했음에도 손을 들어 “나는 중국인이다. 그렇지만 아시아를 대표해 질문을 하겠다”라고 말해, 누리꾼들로부터 ‘무슨 자격으로 아시아를 대표한다는 것이냐’는 조롱을 사기도 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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