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갈등’ 석유시추시설 철수
중국이 16일 베트남과의 갈등을 촉발시켰던 남중국해 원유 시추 시설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해양석유 총공사 산하 유전개발회사인 중해유전서비스의 발표를 인용해 “5월2일부터 남중국해에서 원유 탐사 작업을 벌이던 981호 시추 설비가 성공적으로 작업을 마무리했다”며 “이 장비를 하이난다오로 이동시킬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 자료에서 “시추 작업이 순조롭게 끝났다. 이번에 얻은 지질 자료를 종합 분석해 다음 작업을 연구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중국은 5월 남중국해 분쟁도서인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 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일대에서 원유 시추 작업을 강행했다. 이로 인해 베트남에서 반중시위로 중국인 2명이 숨지고, 인근 해역에서 양국 선박들이 충돌하기도 했다. 중국은 애초 8월 중순까지 탐사 작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달 가량 일찍 시추 설비를 철수시켰다. 중국 정부는 최근 불법 조업 혐의로 억류하고 있던 베트남 선원 13명도 모두 석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잇따른 영유권 분쟁으로 주변국 관계가 껄끄러워진 중국이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도 마이클 푹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담당 부차관보가 11일 중국과 주변국이 남중국해 인근에서 건축물을 신·증축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미 상원은 중국에 원유 시추 설비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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