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포르탈레자에서 15일(현지시각)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부터)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손을 맞잡고 있다. 포르탈레자/신화 연합뉴스
초대 총재 양보한 브라질 중재에
본부는 중국, 총재는 인도출신 합의
본부는 중국, 총재는 인도출신 합의
브릭스 신개발은행 설립이 합의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인도는 본부 입지를 두고 막판까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명보>는 “서명 몇 시간 전까지도 중국과 인도가 각각 신개발은행의 본부가 자국의 상하이와 뉴델리에 위치해야 한다고 승강이를 벌였다”고 16일 보도했다. 이 때문에 일부 회의 참석자들은 “우선 신개발은행 설립 서명을 한 뒤 추후에 다시 본부의 입지를 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과 인도는 히말라야 국경지대에서 영토분쟁을 벌이며 서로 경계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의 주도권을 견제하려 신개발은행에서 발언권이 균등하게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본부 입지를 두고 난항을 겪자 브라질이 본래 자신의 몫이던 초대 신개발은행 총재 자리를 포기하며 중재를 시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며 설득에 나섰다. 인도는 그동안 아펙 회원국 가입을 원했으나 ‘태평양과 접한 나라’라는 규정에 걸려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인도가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해줄 것도 요청했다. 러시아 등 다른 회원국들은 “금융 기반시설과 투자 여건에서 상하이가 더 낫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인도는 상하이에 신개발은행 본부를 양보하는 대신 초대 은행 총재를 자국 출신 인사가 맡는 조건으로 신개발은행 설립 합의서에 서명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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