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l 중·러·몽골 ‘대륙의 길’ 3각 협력
지금 몽골은 8월 중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는 몽골 중국 수교 65주년이자 두나라 친선협약 체결 20주년이다. 또 8월은 몽-소가 일본의 침략에 대응했던 할힌골 전투(노몬한 전투) 승리 75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지난 5월 20~21일 상하이에서 열린 4차 아시아 교류 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에 참석한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두 정상을 초청했으며, 두 정상은 이를 수락했다.
■ 중국 러시아 협력열차에 탑승해야
에르데네툴 몽골 정치전략연구센터 소장은 이와 관련해 “몽골은 러시아와 중국 간의 협력 발전이라는 열차에 때맞춰 탑승해야”할 것이라면서 몽골을 통과하는 중-러 가스관 노선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
지난 2009년 러시아와 중국이 합의한 천연가스 공급규모는 원래 30년간 매년 약 68bcm(10억㎥)이다. 이를 알타이 라인 30bcm, 동부 라인 38bcm 씩 두개의 라인으로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지난 5월 타결된 것은 동부 라인(동부 시베리아 코빅타 차얀다 가스전으로 부터 블라고베스첸스크를 거쳐 다칭으로 연결)이다. 러시아 쪽에선 이번 합의로 나머지 알타이 라인(카자흐 몽골 사이를 통과해 우룸치에서 중앙아시아로부터 오는 가스관인 서기동수와 연결)협상도 타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몽골은 일찍부터 러시아에 알타이 라인을 몽골 경유 노선으로 바꿀 것을 요청해왔다.
아직 중-러의 추가협상 얘기는 없다. 러시아는 적극적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5월22~24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한 알탕후약 몽골 총리에게 이 알타이 라인의 몽골 통과 문제를 내각에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은 5월 베이징에서의 시카 정상회의 뒤 <블룸버그>와의 회견에서 “러-중 간 가스관이 몽골을 경유하면 1천㎞가 단축된다”며 “석탄사용으로 심각한 대기오염에 직면한 울란바토르를 가스난방화할 기회도 열린다”라고 말했다.
8월 양국 정상방문 앞두고 분주
중-러 가스관 자국 경유 요청
중국과 석탄 액화가스화 사업도
‘환승역’ 자처 갇힌국가 탈피 안간힘 ■ 내륙국에서 교통망 국가로 몽골은 이번 중국과 러시아 정상의 방문을 지난 2008년 발표한 ‘트랜짓 몽골리아’ 비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트랜짓 몽골리아는 “몽골을 내륙(에 갇혀 있는) 국가(land-locked)에서 내륙(을 연계하는) 교통망 국가(land-linked)로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알탕후약 총리는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 몽골이 러시아와 중국,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할 도로, 철도, 가스관, 에너지망, 석유 운송의 중추점이 될 수 있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협의했다. 바트바야르 경제개발부장관은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과 회담시 5개 통과수송 노선 지정에 대하여 논의했으며, 이를 ‘초원로’ 사업으로 명명했다”고 몽골 언론은 전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몽골·러시아 등과의 관계에 대한 전략적인 고려를 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몽골은 1921년 러시아의 지원하에 청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러시아와의 유대와 협력은 굳건히 유지해왔다. 반면에 중국과는 나빴다. 명·청의 지배와 탄압 내몽고의 분리(분단)라는 아픈 역사에다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라마교 신자 등 두나라 사이엔 한일관계보다 훨씬 더 뿌리깊은 반감이 존재해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몽골이 수출의 90% 가까이(2013년 87%)를 중국에 의존하고 석탄 등 자원개발에 대한 중국의 지배권이 강화되면서 갈등과 긴장이 더해졌다. ■ 사상 최대의 석탄 액화가스화 사업 지난해 10월 이른바 새로운 주변국 외교방침(친밀,성실,혜택 포용의 친성혜용)을 내세운 시진핑 정부는 이런 전략적 고려에 입각해 몽골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 상징이 몽골 사상 최대의 에너지 협력프로젝트인 몽골 석탄 액화·가스화 사업이다. 중국의 양대 에너지그룹인 시노펙(중국석유화공집단)이 세계 4위의 석탄매장량(1623억t)을 갖고 있는 몽골의 갈탄광산 4곳에 기술 생산설비 등 30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것이다. 전체 인구 293만명(2013년)에 몽골 국내총생산이 100억달러를 넘지 못한 것에 비춰보면 엄청난 투자인 셈이다. 몽골의 석탄 추정 매장량 1623억t 가운데 90%가 갈탄이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갈탄의 열량이 낮기 때문에 수출 채산성이 없다고 말해 왔으나, 이 사업으로 돌파구를 찾게 됐다.
<신화망>에 따르면 두나라는 기존의 광물 에너지회의를 광물 에너지 인프라 협의회로 확대 발전시키기로 했다. 지난 2010년 중-러 간의 동시베리아태평양석유파이프라인(ESPO) 개통과 무역규모의 급속한 확대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넘치는 자본과 풍부한 자원의 만남이라며 ‘완벽한 커플’이라고 부른 바 있다. 이제 중국은 몽골과의 로맨스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울란바토르/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중-러 가스관 자국 경유 요청
중국과 석탄 액화가스화 사업도
‘환승역’ 자처 갇힌국가 탈피 안간힘 ■ 내륙국에서 교통망 국가로 몽골은 이번 중국과 러시아 정상의 방문을 지난 2008년 발표한 ‘트랜짓 몽골리아’ 비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트랜짓 몽골리아는 “몽골을 내륙(에 갇혀 있는) 국가(land-locked)에서 내륙(을 연계하는) 교통망 국가(land-linked)로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알탕후약 총리는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 몽골이 러시아와 중국,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할 도로, 철도, 가스관, 에너지망, 석유 운송의 중추점이 될 수 있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협의했다. 바트바야르 경제개발부장관은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과 회담시 5개 통과수송 노선 지정에 대하여 논의했으며, 이를 ‘초원로’ 사업으로 명명했다”고 몽골 언론은 전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몽골·러시아 등과의 관계에 대한 전략적인 고려를 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몽골은 1921년 러시아의 지원하에 청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러시아와의 유대와 협력은 굳건히 유지해왔다. 반면에 중국과는 나빴다. 명·청의 지배와 탄압 내몽고의 분리(분단)라는 아픈 역사에다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라마교 신자 등 두나라 사이엔 한일관계보다 훨씬 더 뿌리깊은 반감이 존재해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몽골이 수출의 90% 가까이(2013년 87%)를 중국에 의존하고 석탄 등 자원개발에 대한 중국의 지배권이 강화되면서 갈등과 긴장이 더해졌다. ■ 사상 최대의 석탄 액화가스화 사업 지난해 10월 이른바 새로운 주변국 외교방침(친밀,성실,혜택 포용의 친성혜용)을 내세운 시진핑 정부는 이런 전략적 고려에 입각해 몽골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 상징이 몽골 사상 최대의 에너지 협력프로젝트인 몽골 석탄 액화·가스화 사업이다. 중국의 양대 에너지그룹인 시노펙(중국석유화공집단)이 세계 4위의 석탄매장량(1623억t)을 갖고 있는 몽골의 갈탄광산 4곳에 기술 생산설비 등 30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것이다. 전체 인구 293만명(2013년)에 몽골 국내총생산이 100억달러를 넘지 못한 것에 비춰보면 엄청난 투자인 셈이다. 몽골의 석탄 추정 매장량 1623억t 가운데 90%가 갈탄이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갈탄의 열량이 낮기 때문에 수출 채산성이 없다고 말해 왔으나, 이 사업으로 돌파구를 찾게 됐다.
공동기획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