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국

국외로 튄 부패 관료 잡아라…‘여우 사냥’ 나선 중국

등록 2014-09-17 21:55수정 2014-09-17 22:52

나라 밖으로 반부패 칼날 돌려
20여일새 재산 빼돌린 18명 소환
미·영 등 서방국에 조사 협조 요구
중국이 국내의 부패한 ‘호랑이’와 ‘파리’ 뿐 아니라 외국으로 달아난 ‘여우’까지 잡아들이려 손을 뻗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16일 ‘중국이 반부패 공세를 국외로까지 확대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당국이 최근 재산을 갖고 뉴질랜드로 도피한 인사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조사가 뉴질랜드 현지에서 이뤄지고 있는지, 중국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중국 당국이 뉴질랜드 당국에 도피 사범을 신문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에 주재하는 미국,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공관도 “도피 사범을 조사하는 데 협조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외 도피사범 조사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서기 왕치산)와 공안당국이 주도하는 ‘여우사냥 2014’ 캠페인의 일환으로 보인다. 7월 중국 공안부는 전국 공안기관 회의에서 “해외 도피 경제사범을 검거하는 것은 인민과 사회의 이익, 공평 정의 실현에 부합한다”며 국외로 도피한 부정부패 인사에 대한 검거작전을 개시했다. 20여일 뒤 공안부는 ‘여우사냥 2014’ 작전 결과 18명의 도피사범을 검거해 귀국 조처했다고 밝혔다. 기율위도 기러기 공무원이라 불리는 ‘뤄관(가족을 국외로 보내고 재산을 빼돌리려는 관리)’ 전담 조사 부서를 출범시킨 바 있다. 중국 검찰도 3월 차오젠밍 검찰장이 직접 나서 “국외 사법기관과 협조해 도피 관료들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전방위적으로 국외 도피 관료 추적에 나서는 것은 이들이 빼돌리는 재산 규모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미국에 있는 비영리조사기구 국제금융청렴(GFI)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도피 사범들이 중국에서 국외로 빼돌린 돈이 2조8300억달러(2963조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3월 시진핑 체제가 출범한 뒤 최소 수백명의 부패한 관리들이 부패 척결 칼날을 피해 국외로 도피한 것으로 파악한다. 당의 인사를 총괄하는 중앙조직부는 7월 뤄관이 주요 국가기관이나 국유기업의 간부가 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노력이 얼마나 다른 나라들의 협조를 얻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구 국가들은 정식 사법기관이 아닌 기율위와 선뜻 공조에 나서길 꺼린다. 기율위가 당원들을 조사할 때 자주 행사하는 ‘쌍규’ 처분도 걸림돌이다. 인권단체들은 정식 구속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최대 4달 동안 당원을 임의로 구금·조사할 수 있는 쌍규 조처가 인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중국의 초법적인 사정 당국이 중국 영토 밖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