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법원이 23일 위구르족 학자인 일함 토티(44·사진) 중국 중앙민족대 교수에게 무기징역의 중형을 선고했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선고 공판에서 “일함 토티에 적용된 국가분열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에 처하고 전재산을 몰수한다”고 밝혔다. 토티 교수의 변호사인 리팡핑은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우루무치 검찰은 공판에서 “토티가 2006년부터 위구르재선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 사실을 왜곡하고 유언비어를 유포해 민족분열사상을 전파하고 독립을 선동했다”며 “조사 결과 위구르 독립 테러 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과 연계해 국가분열을 책동한 증거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또 “토티가 대학 교단에서 학생들에게 ‘위구르인은 폭력을 사용해 항쟁해야 한다’, ‘과거 항일 전쟁을 한 것처럼 중국 정부와 투쟁해야 한다’고 가르쳤으며 테러 분자들을 영웅이라고 칭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토티 교수는 “결코 반국가 조직을 결성하거나 신장위구르지역의 분열을 꾀하려 범법 활동을 한 적이 없다. 나는 독립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 교수로서 문제 해결을 위해 한족과 위구르족 사이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촉구했을 뿐이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산당원인 토티 교수는 지난 1월 공안당국에 체포돼 9개월여 동안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경제학자인 그는 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정부의 강압적인 민족차별 정책이 위구르족과 한족의 갈등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며 위구르족에 대한 당국의 철권 통치를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그는 “신장 지역의 가장 큰 문제는 테러가 아니다. 갈등의 핵심은 지역 경제를 독점한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 권력이다”라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2009년 7월 우루무치 유혈 사태 뒤에도 사회불안 선동 혐의로 그를 2달 가량 구금했고, 10차례 넘게 출국 금지 조처를 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법원의 결정을 비판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토티 교수는 시종일관 평화적인 방식으로 위구르족 문제를 풀라며 중국 정부에 대화와 이해를 촉구해 왔다”며 “이런 행동을 분열주의라고 한다면 신장위구르 지역의 긴장이 완화될 리 만무하다”고 밝혔다.
토티 교수에 대한 중형 선고는 최근 중국 사회에 팽배한 반테러 공안정국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0월 천안문 차량 테러와 윈난성 쿤밍역 테러 등을 위구르 독립을 주장하는 무장세력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의 소행이라고 규정하고 테러 혐의자들에게 잇따라 극형을 선고하고 있다. 선더융 중국 최고인민법원 상무부원장은 최근 “테러 혐의자 관련 재판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 중형을 선고하라”고 지시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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