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신장 룬타이현 폭발사건
사망자 2명 아닌 50명으로 드러나
당국, 테러여부도 뒤늦게 공개
사망자 2명 아닌 50명으로 드러나
당국, 테러여부도 뒤늦게 공개
지난 21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룬타이현에서 벌어진 폭발 사건의 사망자가 애초 당국의 발표(2명)보다 훨씬 많은 50명으로 드러났다. 사고 원인도 테러로 밝혀졌다. 중국 당국이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사실을 축소, 늑장 발표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현지 관영 언론 <천산망>은 “21일 오후 5시께 신장위구르자치구 바인궈렁 몽골족자치주 룬타이현의 파출소 2곳과 시장 등에서 동시다발 폭발물 테러가 벌어져 민간인 6명과 경찰 2명 등 10명이 숨지고 54명이 다쳤다. 폭도 40명도 현장에서 사살되거나 자폭했다”고 25일 보도했다. 공안 당국은 “이번 범행은 조직적이고 심각한 테러공격”이라고 발표했다. 당국은 “주모자인 위구르족 마이마이티 투얼쑨은 이미 사살됐다”며 “2003년 중학교 졸업 뒤 극단주의 사상에 물든 그는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로 일하며 테러단체를 조직했다. 중국 정부 공무원인 부모를 증오해 부친의 장례식이나 동생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천산망>은 사건 발생 다음날인 22일에는 “동시 다발적인 폭발 사건이 일어나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며 “현지 질서가 정상적으로 회복됐다”는 소식만 전했다. 사고 원인에 관해서도 테러에 관한 언급 없이 “조사 중”이라고만 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이 사상자가 100여명에 이르는 테러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하려 사건을 일부러 축소하고 뒤늦게 전모를 공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민족 갈등이 심각한 중국 서부 신장에서는 최근 충돌과 유혈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월28일 신장 사처현(야르칸드)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로 인한 사망자 수를 두고도 중국 당국과 위구르 단체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당시 중국 당국은 “사망자가 민간인 37명과 테러범 59명 등 96명”이라고 발표했지만, 망명 위구르족 단체인 세계위구르협회(WUC) 레비야 카디르 의장은 “중국 당국이 최소 2000여명의 위구르인을 살해했으며 이는 국가가 자행한 학살이다”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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