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카고대 공자학원 퇴출 발표
교수들 “공산주의 선전도구” 비판
중국은 시 주석 나서 대대적 행사
교수들 “공산주의 선전도구” 비판
중국은 시 주석 나서 대대적 행사
‘미국 대학에서는 퇴출, 중국에선 국가주석까지 나서 지원 약속.’
중국의 문화 전파 기관인 공자학원이 미국과 중국에서 상반된 두 풍경에 맞닥뜨렸다.
미국 시카고대는 25일 성명을 내어 “29일로 계약이 만료되는 중국의 공자학원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대학 가운데 공자학원과 재계약을 하지 않은 곳은 시카고대가 처음이다. 공자학원은 중국의 문화, 언어 전파를 목적으로 2004년 설립된 대외 교육기관으로 세계 120개 나라에 440여개 지부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운영비의 20~30%를 지원하고 있으며, “중국 공산당의 어용 선전기관 구실을 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카고대 쪽은 “오직 문화만이 인간의 정신 세계에 침투할 수 있다”는 쉬린 중국 공자학원 총본부 주임의 19일자 <해방일보> 인터뷰를 재계약 불가 이유로 삼았다. 단순한 언어, 문화가 아닌 공산주의 사상 전파 목적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앞서 시카고대 교수 100여명은 지난 5월부터 “공자학원이 중국 정부의 선전 도구로 활용돼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며 계약 갱신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6월엔 4만7천여 회원을 지닌 미국대학교수평의회도 공자학원 퇴출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반면 중국에서는 공자 탄생 2565주기를 맞은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나서 대대적인 기념 행사를 벌였다. 시 주석은 공자학원 설립 10돌 기념행사에 축하서신을 보내 “공자학원은 문화 교류를 통해 중국과 세계의 상호 이해를 돕는데 크게 이바지했다”며 “공자학원은 중국의 것이자 세계의 것이다. 공자학원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계속 지지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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