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협, 제임스 톈 직위박탈
중국의 최고 정치자문기구인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29일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의 사퇴를 언급한 홍콩 정협위원의 직위를 박탈했다.
정협은 이날 베이징에서 12기 상임위원회 8차회의를 열어 표결을 통해 홍콩 자유당 당수이자 정협위원인 제임스 톈의 직위를 박탈했다. 제임스 톈은 정견 차이 탓에 임기를 채우지 못한 첫번째 홍콩 정협위원이 됐다. 제임스 톈은 17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홍콩 고등법원의 도심 점거 해산명령을 무시하고 있으며 범민주파 시민들은 렁춘잉의 통치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통치를 할 수 있겠느냐”며 렁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발언을 했다. 제임스 톈은 2012년 홍콩 입법회 선거에서 당선된 입법회 의원으로 10~12대 정협위원을 역임했다.
이날 정협 표결에 앞서 위정성 정협 주석은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말할 자유는 있다. 하지만 렁춘잉 장관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거나, 홍콩 정부에 대한 건설적이지 않은 비판은 용납할 수 없다”며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이 홍콩 시위대의 렁춘잉 사퇴 요구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렁 행정장관 사퇴를 언급한 홍콩 자유당 당수를 정협위원에서 파면한 것은 중국 정부가 홍콩 도심 점거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중국 정부가 시위대에 단호한 답을 내놨다”고 전했다.
한편, 도심 점거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홍콩 대학생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학련) 알렉스 초우 비서장은 “홍콩 정부가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직접 대화를 주선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민주화 운동을 위해 거리로 나선 시민들은 희생할 각오도 돼 있다”며 “(중국) 군대가 출동하더라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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