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북한쪽 도로공사 안해”
최근 냉랭한 북-중관계 반영 분석
최근 냉랭한 북-중관계 반영 분석
중국과 북한을 잇는 신압록강대교 개통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중국 관영언론이 31일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애초 30일 신압록강대교가 개통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무기한 연기됐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현장 확인 결과 신압록강대교 남단인 북한 (신의주) 쪽은 여전히 (도로나 세관 공사 기미가 전혀 없는) 황무지다. 심지어 북한 쪽은 지반공사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단둥시에서는 ”19억8천만위안(3608억원)이 든 신압록강대교가 북한 채소밭과 연결돼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이 신문은 또 “북한 쪽은 압록강대교의 상황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평양이나 자국 내 주요도시 건설 사업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북한 쪽이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둥 지역 부동산에 투자한 중국인 류 아무개씨는 “단시일 안에 집값이 오르기 어려울 것 같다”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신압록강대교는 1937년 지어진 압록강대교를 대신하려 2010년 12월31일 착공했다. 기존 압록강대교는 철로와 도로가 함께 지나는 다리다. 화물차의 경우 20t 이하만 통과할 수 있어 물량 소화에 한계가 있었다. 신압록강대교는 기존 압록강 대교보다 서쪽으로 10㎞ 떨어진 압록강 하류에 총길이 3026m, 왕복 4차선 규모로 건설됐다. 단둥시 정부는 “신압록강 대교가 완공되면 북중 무역량의 80%를 담당해 물류 정체를 해소할 수 있다. 단둥은 중국 내 최대 북중 무역 지구로 발돋움할 것이다”라고 설명해 왔다.
최근 단둥에 다녀온 한 베이징의 소식통은 “신압록강대교는 중국이 다리 건설 비용을 댔고, 북한 쪽은 신의주 쪽의 세관과 도로 건설을 맡기로 했지만 북한 쪽이 이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라며 “지금 상태로는 다리를 개통해도 차량과 물류가 드나들 수가 없는 상황이다. 중국도 이런 상황에서 굳이 다리만 개통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쪽은 세관과 도로 건설까지 중국이 부담해주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압록강 대교 개통이 무기한 연기된 것은 최근 냉랭한 북-중 관계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취임 뒤 한 차례도 대면하지 않았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