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케레타로 210㎞
외신 “중국 정부 지원사격 덕”
외신 “중국 정부 지원사격 덕”
중국이 멕시코 정부가 추진하는 중남미 최초의 고속철도 건설 사업권을 따냈다.
멕시코 교통부는 3일 “중국철도건축총공사가 주도하고 멕시코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멕시코가 추진하는 고속철도 사업에 단독 입찰해 37억5000만달러(4조5000억원)에 낙찰받았다”고 발표했다. 멕시코는 수도 멕시코시티와 산업 중심지인 케레타로를 연결하는 210㎞ 구간에 고속철도를 건설할 계획이다. 시속 300㎞에 이르는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2시간30분 걸리던 이동시간이 58분으로 단축되고, 하루 수송 승객도 2만3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 당국은 2017년을 개통 시기로 잡고 있다. 입찰 초기에는 프랑스의 알스톰, 독일 지멘스, 캐나다의 봉바르디에, 일본 미쓰비시 등이 참여 의향을 나타냈지만 최종 입찰에는 응하지 않았다.
외신들은 중국 정부의 지원이 멕시코 고속철도 사업 낙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철도건축총공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수출입은행이 공사비의 85%에 이르는 29억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5월 멕시코를 방문해 두 나라 사이의 사회간접자본 건설 기금 설립을 논의한 바 있다. 일부에선 멕시코 정부가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에 매력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리커창 총리도 외국 방문 때마다 중국 고속철도의 우수성을 설명하면서 중국 고속철도의 ‘영업사원’ 구실을 자임했다. 그는 “고속철도가 해외에 진출하면 장비와 노동력을 수출하고 산업 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고속철도 사업 수주로 중국 고속철도 사업의 세계화는 더욱 속도가 붙게 됐다. 이미 아시아의 싱가포르, 타이 등의 고속철도 건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중국은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와 카잔의 770㎞ 구간을 잇는 100억달러 규모의 고속철도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7월엔 터키 앙카라-이스탄불 고속철도 사업에도 참여했다. <신화통신>은 지난달 “중국 국영철도차량 제조사인 중국북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의 1287㎞를 잇는 고속철도 사업에 입찰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국내에 이미 1만㎞가 넘는 고속철도를 보유·운행하고 있는데다 건설비도 유럽 등에 견줘 20% 가량 저렴해 경쟁력을 지닌다. 중국 철도 관련 국유기업들의 올해 1월~9월 해외 수주액이 1000억위안(17조1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