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는 1년 반 전의 낙관적인 기대와는 달리 훨씬 복잡해졌고 불확실성도 커졌다.”
왕융 베이징대 국제정치경제연구센터 주임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부상하는 중국과 이를 억제하려는 미국이 과도기적 상황에서 서로 갈등을 빚고 있다”며 “미국이 기득권을 나눠야 국제 정세가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미-중 관계를 연구해온 학자로 중국 정부의 외교정책 자문에도 응하고 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와 의미는?
“미-중 관계는 1년 반 만에 더욱 복잡해졌다. 미국은 중국이 자신이 주도하는 기존 질서를 흔들려 한다고 여긴다. 중국은 이를 냉전시대의 사고라고 본다. 이번 회담은 그동안 쌓인 불신과 의심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다. 동·남중국해 영유권, 북핵, 해킹 문제 등 안보 이슈는 이번 회담의 가장 주요한 의제일 것이다.”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는 어떻게 다뤄질 것으로 보는가?
“미·중 모두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남북한 간 대화를 격려할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확고히 지지하며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도발에 명확히 반대한다.”
-반테러에 관해 미·중이 의견을 모을 수 있나?
“큰 틀에서는 국제적인 테러 저지에 함께 노력하자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다르다. 중국 내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러에 관해 중국은 민족분열 테러라고 생각하지만 미국은 인권과 경제적 불평등의 시각에서 접근한다.”
-경제 분야 협력은?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추진 계획을 구체적으로 매듭지으려 할 것이다. 또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등을 통해 지역 내 투자도 확대하려 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에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할 것이다.”
-향후 미-중 관계 전망은?
“미-중 관계는 과도기다. 서로 최대 무역 상대로 의존도가 높은 반면 모순도 많다. 하지만 세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다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미국이 기득권과 권력을 다른 나라들과 나누고 도움을 받아 평화롭게 공존하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베이징/글·사진 성연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