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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시진핑의 야망…내부권력 휘어잡고 세계질서 재편

등록 2014-11-13 19:36수정 2014-11-13 21:24

15일 중 공산당 총서기 취임 2주년
부친 후광·친서민 이미지로 인기
러시아와 밀월·미국 마찰 불사 ‘강한 중국’
국내 언론 위축…이웃 경계심 커져
‘시진핑(사진 오른쪽)은 어떻게 시(習)황제가 됐나.’

15일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해 권력을 장악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동안 그는 당·군·정을 모두 휘어잡는 일인독주 체제를 갖췄다. <인민일보>는 13일 “시진핑은 덩샤오핑에 이어 중국의 30년 이후까지 설계하는 개혁·개방의 새 설계자로 자리매김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이 현대판 황제로 등극한 것은 개인의 카리스마와 국내외 조건들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12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는 국제무대에서 높아진 시 주석의 위상을 확인시켰다. 개최국 정상으로 나선 시 주석은 아시아 전역과 유럽을 잇는 신실크로드 구상을 실현하겠다며 400억달러(43조8천억원)에 이르는 실크로드 기금을 내놨고, 아펙 발전 기금 1000만달러(110억원)도 기부했다. 애초 미국의 반대로 구체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되던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로드맵도 관철시켰다.

시 주석은 취임 초부터 미국에 신형대국관계를 요구했다. 서로의 핵심이익을 건들지 말자며 사실상 미국과 동등한 위상을 요구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동중국해에서 전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해 미, 일의 중국 봉쇄전략의 허를 찔렀다. 러시아와 밀월 관계를 다져 서방에 맞선 중국의 주도적 지위를 확립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도 주변국이나 미국과의 마찰을 불사하고 강한 중국의 이미지를 쌓았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뒤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하고 있는 틈을 비집고 들어선 셈이다.

시 주석의 거침없는 대외 행보는 탄탄한 국내 권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혁명 원로이자 개혁·개방주의자로 당내 신망이 높았던 부친 시중쉰 전 부총리의 후광, 9명의 상무위원 중 유일하게 군 복무를 한 경력은 권력 장악에 고속도로 구실을 했다. 게다가 마오쩌둥 시절 지식청년으로 농촌에 하방돼 생활한 경험, 서민 만둣집 방문 등으로 서민의 삶을 이해하는 이미지까지 강화했다.

치명적인 상태로 치달은 중국공산당의 부패와 기강 해이는 역설적으로 그가 조기에 권력을 다잡는데 기폭제가 됐다. “이대로는 나라는 물론 공산당의 존망도 장담할 수 없다”는 당내 위기감은 시 주석이 반부패 운동을 밀어부치면서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까지 낙마시킬 공간을 만들었다. 지난해 말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 전회)를 계기로 통상 총리가 관할하던 경제 분야 중앙재경영도소조를 비롯해 국가안전위원회, 인터넷 영도소조 등 주요 조직의 수장을 모두 시진핑이 꿰찬 것도 당내 절박함의 산물이다. 한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공산당 내에서 일사불란한 강력한 일인 지도체제가 아니면 난국을 타개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사회 내부의 언론, 사상 자유가 위축되고 소수민족 차별은 더욱 심화됐다. 시 주석은 취임 뒤 서구 보편사상 강의 금지, 인터넷 여론 장악 등을 지시했다. 대외적으로는 아시아에서 주도권을 확고히 하려는 행보가 계속되면서, 이웃 국가들의 중국에 대한 경계심도 커졌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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