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엇갈린 진단
중국 부동산 침체는 중국 경제 위기의 전조인가?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통계상 수치보다 나쁘거나 침체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본다. 중국 경제는 3분기까지 평균 7.4%의 성장률을 기록해 ‘7.5% 언저리’라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인민은행이 지난달 금리를 인하한 것은 향후 전망이 어둡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산업생산 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에 그쳐 올해 들어 두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경제의 핵심을 차지하는 부동산은 올 들어 계속 내리막이다. 리커창 총리가 “물가와 실업률이 안정되면 어느정도 성장률 저하는 감수하겠다”고 한 언급에 비춰 볼 때, 금리까지 내리게 된 것은 실업률에 뭔가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올해 3, 4분기 공식 도시 실업률은 4.07%로 목표 실업률인 4.6%보다 낮다. 하지만 이 수치는 전체 13억5000만 인구 가운데 도시 지역의 4억명 가량만 대상으로 한 것이다. 중국 경제학자들은 최근 불경기 탓에 실업률이 7~8%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가 보기보다는 탄탄하며,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중국 지도부가 초고속 성장 시대가 끝났다고 판단하고, 서비스업·기술집약산업·내륙지역 도시화 등 새로운 성장축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침체일 뿐, 중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 안팎의 전문가와 기관들은 중국 당국이 7% 안팎의 ‘중속’ 성장으로 가는 이른바 ‘신창타이’(新常態·저성장·저소비·저수익을 의미하는 뉴노멀의 중국식 표현)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어려운 국내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7%대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린이푸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명예원장은 지난달 27일 “중국은 향후 5~10년 동안 내수 위주의 중고속 성장을 통해 연간 7~7.5%의 연평균 성장률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지난달 9일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중국이 7% 성장해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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