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국 사회과학원 청롄 주임
청롄 중국사회과학원 국제금융연구실 주임은 2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중국의 잇따른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움직임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과 긴밀히 연결된 총체적 국제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국제경제 전문가인 청 주임은 경제 잡지인 <금융평론> 편집 주임도 맡고 있다.
-중국이 최근 한국,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등과 잇따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며 속도를 내는 이유는?
“중국은 지금 국제 경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국은 10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출범시켰고, 지난달엔 실크로드 기금을 마련했다. 브릭스개발은행도 주도하고 있다. 한국, 호주와의 자유무역협정도 이런 중국의 국제적 경제전략의 일환이다. 중국은 다자간 무역 협력을 중시하는 만큼 양자간 협력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한국과 호주는 중국과 무역 규모가 큰 나라들이고 더 발전한 나라들이다. 이런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으면 (일본 등) 다른 국가와 향후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중국이 국내적으로 경제성장을 추진할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것도 원인이다.”
-중국의 국제적 경제전략은 아시아권의 자유무역지대(FTAAP) 추진이나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아르셉)으로 확대하는 것인가?
“그렇다. 연관성이 크다. 중국은 현재 아시아자유무역지대나 아르셉을 추진하려 한다. 중국은 각국과 더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길 원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미국의 경제적 확대에 맞서 외교적인 실속을 챙기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중국은 낮은 수준이라도 조건이 되는 나라들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해결할 수 있는 부분부터 먼저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내세운 일대일로 전략과 맞닿아 있나?
“아시아 각국과 자유무역협정을 타결하고 자유무역지대를 넓히는 것은 일대일로라는 중국의 총체적 국제전략과 연관되어 있다. 중국은 아시아 각국과 무역, 사회간접자본 구축 등의 분야에서 긴밀한 경제 협력을 추진하려 한다. 중국은 이를 추진할 수 있는 통로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여긴다. 일대일로 구상은 중국이 중앙아시아나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일부에선 중국이 아시아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정치적인 동기가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다른 나라를 배제하는 배타적인 성격을 띠고 있지 않다.”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티피피)에 관한 중국의 태도는 어떠한가?
“중국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티피피에 부정적이다. 미국이 아시아권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대신할 티피피를 내세워 중국을 배제하고 단절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티피피가 제시하는 서비스나 노동 분야, 지식재산권 등의 가입 조건은 중국이 참여하기에는 너무 까다롭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 안에서도 미세한 변화가 있다. 중국은 경제 발전에 이득이 되는 새로운 국제무역 체제에 적극적으로 가입하려 한다. 미국의 의도가 무엇이건 간에 말이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청롄 중국 사회과학원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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