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성택 처형 1년]
[인터뷰] 중국 사회과학연구원 왕쥔성
[인터뷰] 중국 사회과학연구원 왕쥔성
“중국은 예전엔 북한을 맹우로 여겼지만, 시진핑 주석 취임 뒤엔 국익에 따라 판단하기 시작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 국제전략연구원의 북한 전문가인 왕쥔성 박사는 4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가 들어선 뒤 “북-중 관계는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내년 방중 가능성…
북 변화 보이고 6자회담 재개되면
중국이 요청할 것” -장성택 처형 1주년을 맞은 현재 북-중 관계를 평가하면. “중-북 관계는 여전히 중요하다. 북한에 중국은 가장 중요한 상대이며 중국 역시 경제·지리·전략적으로 북한을 중시한다. 하지만 올들어 고위급 교류가 끊길 만큼 두 나라 사이엔 문제가 있다. 근본은 북핵 문제다. 북한은 핵을 포기해야 한다는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북 관계 개선도 어렵다.” -시진핑 주석 취임 이전과 이후의 대북 정책은 어떻게 다른가. “우선 시 주석은 중국의 국가 이익은 양보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충실하다. 과거의 중국은 북한을 맹우로 여겼다. 북한이 중국의 국익에 반하는 핵실험을 해도 감싸고, 같은 편 사이의 문제로 대했다. 시 주석은 다르다. 어떤 국가라도 중국의 국익을 침범하면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둘째, 시 주석과 김정은 제1비서 사이엔 아무런 개인적 인연이나 신뢰감이 없다. 셋째, 시 주석은 (취임 뒤 한국을 먼저 방문한 사례에서 보듯) 북한보다 한국을 더 중시하는 것 같다. 시 주석이 중시하는 동북아 외교의 무게를 북한보다 한국에 더 두고 있다.” -향후 북-중 관계 전망은. “가장 큰 전제 조건은 북한이 핵 포기에 관해 성의있고 명확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냉담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역설적으로 중-북 모두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절실히 인식했다. 냉랭한 사이가 길게 이어지는 것은 모두에게 부담이다.”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 가능성은? “내년 쯤엔 방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근거는 두 가지다. 우선 북한은 고립을 피하려 미국, 일본, 유럽, 러시아에까지 손짓을 했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북한으로선 역시 중국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깨달았을 것이다. 둘째로는 북한이 최근 방중의 전제조건인 핵 포기와 관련해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지난달 러시아 방문 때 “조건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주변국 상황도 긍정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가 없는 집권 3년차를 맞아 북한 문제에 성과를 내려할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내년에 외교적 유산을 남기려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태도 변화를 보이고 6자회담이 재개되면 중국은 북한에 김정은 제1비서 방중을 요청할 것이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북 변화 보이고 6자회담 재개되면
중국이 요청할 것” -장성택 처형 1주년을 맞은 현재 북-중 관계를 평가하면. “중-북 관계는 여전히 중요하다. 북한에 중국은 가장 중요한 상대이며 중국 역시 경제·지리·전략적으로 북한을 중시한다. 하지만 올들어 고위급 교류가 끊길 만큼 두 나라 사이엔 문제가 있다. 근본은 북핵 문제다. 북한은 핵을 포기해야 한다는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북 관계 개선도 어렵다.” -시진핑 주석 취임 이전과 이후의 대북 정책은 어떻게 다른가. “우선 시 주석은 중국의 국가 이익은 양보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충실하다. 과거의 중국은 북한을 맹우로 여겼다. 북한이 중국의 국익에 반하는 핵실험을 해도 감싸고, 같은 편 사이의 문제로 대했다. 시 주석은 다르다. 어떤 국가라도 중국의 국익을 침범하면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둘째, 시 주석과 김정은 제1비서 사이엔 아무런 개인적 인연이나 신뢰감이 없다. 셋째, 시 주석은 (취임 뒤 한국을 먼저 방문한 사례에서 보듯) 북한보다 한국을 더 중시하는 것 같다. 시 주석이 중시하는 동북아 외교의 무게를 북한보다 한국에 더 두고 있다.” -향후 북-중 관계 전망은. “가장 큰 전제 조건은 북한이 핵 포기에 관해 성의있고 명확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냉담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역설적으로 중-북 모두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절실히 인식했다. 냉랭한 사이가 길게 이어지는 것은 모두에게 부담이다.”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 가능성은? “내년 쯤엔 방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근거는 두 가지다. 우선 북한은 고립을 피하려 미국, 일본, 유럽, 러시아에까지 손짓을 했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북한으로선 역시 중국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깨달았을 것이다. 둘째로는 북한이 최근 방중의 전제조건인 핵 포기와 관련해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지난달 러시아 방문 때 “조건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주변국 상황도 긍정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가 없는 집권 3년차를 맞아 북한 문제에 성과를 내려할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내년에 외교적 유산을 남기려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태도 변화를 보이고 6자회담이 재개되면 중국은 북한에 김정은 제1비서 방중을 요청할 것이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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