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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베이징 한인사회 ‘문화 오아시스’ 함께 만들어요”

등록 2014-12-15 19:34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베이징의 한인촌인 차오양구 왕징에 ‘작은 도서관’이 문을 연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베이징의 한인촌인 차오양구 왕징에 ‘작은 도서관’이 문을 연다.
왕징 한인촌 협동조합 회원들 24일 ‘작은 도서관’ 개원
중국 베이징의 겨울은 삭막하다. 사나흘이 멀다고 몰려오는 스모그와 삭풍은 사람들을 움츠러들게 만든다. 마땅한 문화 시설이나 행사가 부족한 탓에 이국땅에서 생활하는 한국 주민들에게는 더욱 견디기가 녹록잖다.

이런 베이징에 미약하나마 한인들의 문화적 숨통을 틔워줄 공간이 생긴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베이징의 한인촌인 차오양구 왕징에 ‘작은 도서관’이 문을 연다. 200여명의 회원을 둔 베이징협동조합이 4월부터 여덟달 동안 동분서주한 결과물이다. 왕징엔 3만~4만명가량의 한국인이 산다. 조합원인 이정아씨는 지난 10일 “외국이다 보니 아이들이 모여 책을 읽을 공간이 없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 한국에서야 주민들과 학생들이 편하게 책을 읽고 빌려 볼 수 있는 동네 도서관이 많지만 베이징은 이런 시설이 전무하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은 늘 학원으로만 돌고, 저마다 집에 있는 한정된 책밖에 볼 수가 없다”며 “진작에 마땅히 있었어야 할 공간이 이제야 생겼다”고 말했다. 베이징에도 한국국제학교와 한국문화원이 있지만 편히 들러 이용할 만큼 거리가 가깝지 않지 않은데다, 문화원은 한국 교민보다는 중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문화공간이라 한계가 있었다.

준비는 쉽지 않았다. 비용과 적당한 공간 마련이 큰 벽이었다. 그래도 조합원들은 ‘일단 시작을 하면 무슨 수가 생기겠지’라는 희망 속에 책을 모아들였다. 조합 누리집(홈페이지)에 알리고 알음알음으로 책을 기증받았다. 단체 결성을 금기시하는 중국 당국의 방침 탓에 도서관 개관 문제도 법률 자문을 거쳐야 했다. 책이 있는 곳이면 조합원 개인들이 여행 트렁크를 끌고 가 책을 실어 왔다. 그렇게 모인 책이 1000여권이 됐다. 180㎡ 규모의 아파트 1층에 자리잡은 벽면을 채울 만큼의 책이 모였다. 책꽂이와 물품들은 조합비로 마련했다. 최대 난관이던 공간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오랫동안 학원을 운영하던 한 조합원이 부담을 무릅쓰고 내놨다. 작은 도서관을 만들 터가 드디어 마련된 셈이다. 그래도 아직 준비할 것이 태산 같다. 작은 도서관 준비팀의 화이트보드에는 ‘기부 요청, 필요 물품’으로 컴퓨터·화분·의자·쿠션 등등이 빼곡히 적혀 있다. 특히 새 책이 부족하고, 영유아 책에 견줘 청소년 이상이 읽을 책은 태부족이다.

작은 도서관은 자발적인 자원봉사와 재능 기부로 운영을 할 작정이다. 한 조합원은 “하루 15명 정도의 조합원이 도서관을 돌아가며 관리를 하면서, 앞으로 준비를 더 해 책을 대출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려 한다”고 말했다. 도서관은 또 인근 한국 교민들의 사랑방이나 문화공간 구실도 하려 한다. 그는 “한국에서 저마다 일을 했지만 외국으로 나오면서 재능을 묵히고 있는 능력자들이 많다”며 “이들을 활용해 독서 지도나 청소년 동아리 결성, 각종 문화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는 말처럼 함께 공동체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여 문의는 인터넷 전화 070-8256-8557.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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