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위안차오(65) 중국 국가부주석이 반부패 캠페인의 다음 목표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서기 왕치산 상무위원)는 4일 누리집을 통해 “장쑤성 성도인 난징시의 양웨이쩌 당 서기가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양 서기는 장쑤성 출신으로 쑤저우 시장 겸 당 부서기, 우시시 당서기를 지낸 뒤 2011년 3월부터 난징시 서기를 맡아왔다.
홍콩 <명보>는 “양 서기는 경력상 리위안차오 부주석의 측근”이라며 그와 리 부주석의 관계가 밀접하다고 보도했다. 중국 권력 서열 8위인 리 부주석 역시 장쑤성 출신으로 2000~2007년 난징시 당 서기와 장쑤성 당 서기를 지냈다. 이 때문에 중국 정가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반부패 칼날이 리 부주석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낙마한 링지화 통일전선부장이나 저우융캉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사례에서 보듯 측근에 대한 조사는 ‘(부패한) 호랑이’ 낙마의 전조로 여겨진다.
리 부주석 겨냥설은 시 주석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견제 분위기와 맞물려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낙마한 링지화 전 부장은 공청단파의 좌장격인 후진타오 전 주석의 비서이자 공청단의 실세였다. 리 부주석 역시 1983년부터 1990년까지 상하이시 공청단 서기와 공청단 중앙서기처 서기를 지냈다. 최근 중화권 매체들은 리 부주석이 링지화, 저우융캉,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시 주석의 집권에 반대한 ‘신 4인방’과의 연루설도 제기하고 있다. 리 부주석의 아들과 처제가 중국 벤처 사업가로부터 일본 교토의 호화 주택을 뇌물로 받았다는 설도 돌고 있는 상태다. 한 중국 정계 소식통은 “시 주석이 차기 구상을 위해 당내 최대 계파 가운데 하나인 공청단파에 대한 압박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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