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베이징서 장관급 포럼 개막
베네수엘라 등 대놓고 지원 요청
중국도 중남미 자원 확보 필요성
베네수엘라 등 대놓고 지원 요청
중국도 중남미 자원 확보 필요성
중국이 국제 유가 폭락으로 휘청거리는 중남미 국가들의 ‘구원 투수’가 될 수 있을까.
중국은 8일부터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제1회 중국-중남미 포럼 장관급 회의를 주최한다. 이번 회의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등 중남미 30여개국 정상과 장관들이 참석한다.
회의의 최대 관심은 중남미 산유국들에 중국이 얼마나 돈보따리를 푸느냐에 모이고 있다. 중남미 국가들은 배럴당 국제 유가가 40달러 선까지 급락하면서 재정 위기에 처해있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한 중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은 5일 중국 출국길에 오르면서 “이번 방문은 국가 재정에 매우 중요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에너지 및 자금 조달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에 ‘손을 벌릴 것’이란 목적을 솔직히 털어놓은 것이다.
미국의 뒷마당으로 여겨져 온 중남미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는 중국으로선 안방에서 인심을 얻을 좋은 기회다. 중국은 회의가 시작하기도 전에도 돈보따리를 살짝 열었다. 6일 에콰도르에 53억달러(5조8200억원)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석유 등 자원수출 비중이 큰 에콰도르는 올해 국가 예산을 지난해보다 4% 가량 줄인 상황이다. 중국은 같은날 베네수엘라에도 지난해 제공한 40억달러 규모의 차관 대출 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7월 중남미 순방에서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에 각각 75억달러와 40억달러의 차관 제공을 약속하고, 브라질과 페루를 잇는 남미대륙횡단철도 사업 투자에 합의하며 존재감을 높였다. 지난해 중국과 중남미 국가 사이의 교역규모는 2616억달러로 2000년에 견줘 20배 가량 커졌다. 중국은 대외직접투자의 13%에 해당하는 800억달러를 중남미에 투자했다.
자오창후이 중국국제금융학회 연구원은 “중국은 중남미 국가가 지닌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이번 회의에서 중국이 통 큰 투자 지원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셰타오 베이징 외국어대 교수는 “중국이 중남미에서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는 미국의 틈을 파고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